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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안준철의 휴먼터치] 안경 쓴 에이스 박세웅이 그리는 2018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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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아쉬운 부분이요? 당연히 있죠.”

박세웅(23·롯데 자이언츠)에게 2017년은 특별했다. 유망주에서 거인 군단의 새로운 안경 에이스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세웅의 2017시즌 성적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이다. 팀 내 최다승에,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첫 두자릿수 승리였다. 이닝 수도 데뷔 후 가장 많은 171⅓이닝. 껍질을 벗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성적이었다. 더구나 2015시즌 중반 kt위즈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되면서부터 롯데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을 투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차에, 1군 풀타임 3년 차에 떡하니 10승 투수로 성장했다.

그가 아쉬워해야 할 점은 딱히 없어 보였다. 하지만 박세웅은 아쉬워했다. 시즌을 통째로 놓고 들여다보면 그랬다.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전반기 박세웅은 9승 3패, 평균 자책점 2.81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후반기는 3승 3패, 평균 자책점 5.07로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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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NC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롯데 박세웅. 사진=MK스포츠 DB


특히 10승 고지에 오르는 과정이 너무 험난했다. 6월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9승을 거둔 뒤 7경기 동안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전형적인 아홉수였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8경기, 49일만인 8월13일 대구 삼성전에서 10승을 거둿다. 그러나 이날 투구 내용도 썩 좋지는 못했다. 5이닝 1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 타선의 도움 없이는 거두기 힘들었던 10승이었다.

전반적으로 후반기에 투구 내용이 불안했다. 잔여경기를 치르던 때에는 휴식기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NC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등판해서도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아시아의 젊은 야구선수들의 대결이었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1실점에 그쳤다.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세웅은 고향인 대구에서 동생 박세진(21·kt)과 함께 개인훈련에 한창이다. 다만 그는 “작년과 크게 훈련 내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박세웅은 김원형 수석 겸 투수코치에 커브볼을 전수 받고 연마했다. 하지만 구종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 그는 “원래 던지던 공의 제구에 더 신경쓰겠다. 올해는 내가 던지는 변화구를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는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면 안된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멘탈이었다. 10승을 의식하면서 너무 욕심을 부린 게 좋지 않은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2018년은 팀에서도 그렇고, 개인에게도 중요한 한 해다. 2017년 성적이 반짝 활약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도 있다. 박세웅도 “AP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경험을 했고, 많은 걸 배웠다. 기회가 된다면 아시안게임도 당연히 나가는 게 좋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18시즌 박세웅에게는 바쁜 한 해가 될 수 있다. 롯데를 대표하는 안경에이스는 묵묵히 마음속으로 그리는 2018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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