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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차세대 전지 `필름형 슈퍼캐퍼시티` 더 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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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국왕립화학회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에 실린 논문 표지 [자료제공 = KAIST]


국내 연구진이 고성능 차세대 전지인 '필름형 슈퍼캐퍼시티'를 저렴하고 간단하게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양민양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존 필름형 슈퍼커패시터 제조방식을 대체하고 성능을 높이는 새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10단계가 넘던 제조공정을 1단계로 압축한 것이다. 기존 전지는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성능이 떨어졌는데, 단일공정으로도 쉽게 핵심 재료와 소자를 제조하는 방법을 찾았다.

슈퍼캐퍼시티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빠른 충전 속도, 긴 수명, 높은 출력을 가지는 게 특징이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저장소자로 꼽힌다. 특히 유연한 기판 위에 만드는 필름형 슈퍼커패시터는 하나의 필름 위에 전극의 모든 요소를 넣기 때문에 웨어러블 전자소자 회로에 직접 연결해 전원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원까지 포함하는 유연한 전자기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존에는 한 필름에서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도록 하는 과정에서 복잡하고 생산단가가 높은 공정이 동반됐다. 표면적이 넓은 금속 전극을 형성하기 위해 포토리소그래피, 진공증착 등 반도체 공정을 이용했으며, 표면적을 추가로 넓히는데 비싼 설비와 두 단계의 화학 공정을 거쳐야 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빠르고 저렴한 방법을 찾아냈다. 나노미터 단위의 구멍이 전극 안에 무수하게 많은 '은(銀) 전극'을 만들어내 슈퍼캐퍼시티 전극으로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금속 나노용액보다 저렴한 유기금속 화합물 용액에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미세한 은 전극 패턴을 생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지는 4초 안에 초고속으로 충전이 가능하며, 5000번 이상의 내구성 테스트도 견뎌냈다. 양민양 교수는 "필름형 슈퍼커패시터 활용 폭을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12월 21일자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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