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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위기의 건설업 최악의 '3각 파고' 넘어라] 입주기간 늘리고 통학버스 지원.. '입주 마케팅'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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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택시장 양극화
분양물량 18만2356가구 달해.. 수도권 외각 지방은 '한숨'
주택전문 중견건설사 긴장
정부 대출규제강화 여파 실수요자 잔금 마련 불똥
대형건설사도 안심 일러..입주율 끌어올리기 사활


"7~8년전 입주대란 악몽을 다시 겪는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서울보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 사업을 많이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계약자들이 입주를 제대로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회사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준비중입니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

서울 주택시장이 정부의 온갖 규제에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건설사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규제가 거듭될수록 수도권 외곽과 지방 시장만 계속 망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가장 우려하는게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외곽, 지방 사업장 분양 앞두고 한숨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시장에 내놓을 주택은 무려 41만7786가구(민간분양, 임대 포함)로 신규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2015년의 43만4384가구와 맞먹는다. 이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동안 연평균 공급량이 30만7774가구였다는 것과 비교할때 엄청나게 많은 양이다.

서울은 재개발, 재건축 등이 대부분이어서 분양에 별 걱정이 없지만 문제는 서울 이외지역과 지방사업장이다. 지방사업장 물량은 18만2356가구에 달한다. 수도권도 위례신도시, 성남고등지구, 송도국제도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분양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곳이 상당히 많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올해 주택시장을 보는 눈이 두가지로 확연히 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서울 사업장이 많은 대형 건설사들은 그나마 버틸만하다고 보고 있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 사업을 많이 하는 주택전문 중견건설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포트폴리오가 주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나뉘어 있어 위험부담도 덜하지만 포트폴리오가 주택사업으로만 구성됐고 서울 이외지역에 사업장을 많이 갖고 있는 중소건설사들은 올해가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7~8년전 입주마케팅 다시 만지작

대형 건설사들도 안심할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신규 분양시장이 달아올랐던 2015년 이후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하나둘씩 입주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동탄2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외곽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최근 공급량이 계속 늘고 있어 계약자들이 모두 입주를 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분양시장은 초기에 계약을 다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주율이 떨어지면 분양가의 최소 20%가 넘는 잔금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 입주가 다 안되면 잔금이 안들어오고 이로인해 공사비를 회수할 수 없게 돼 더욱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해 전국에서 준공되는 주택이 44만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38만가구에 이어 역대 최대치다. 동탄2신도시, 평택고덕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전셋값 약세를 띠면서 가격이 내리기 시작했다. 입주 예정자도 잔금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새 집에 못들어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대출규제를 더욱 옥죄면서 갭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잔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다. 교통편이 안좋은 지역의 경우 통근, 통학버스를 운영하거나 입주지정기간을 3개월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부 건설사는 입주를 못하는 계약자를 위해 세입자를 직접 구해주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이같은 입주 마케팅은 주택경기가 바닥을 걷던 2011년께 등장했던 방법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별도의 비용이 들겠지만 미입주 단지로 남게 되는 것보다 더 낫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올해는 이같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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