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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란 시위자 3명 수감중 사망說…'고문치사' 악몽 재현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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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반정부 시위자 1명 수감중 사망 공식 확인…인권단체 최소한 2명 더 사망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22세의 이란 청년이 구금 중 사망했다. 이란 정부는 자살이라고 밝혔지만 사망 원인에 대한 의혹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란 인권단체들은 최소한 3명이 이번 시위 후 교도소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CNN방송과 영국의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매체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시나 간바리로 알려진 이 청년은 수백명의 다른 시위대와 함께 보안군에 잡혀 고문등으로 악명이 높은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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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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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바리가 죽었다는 소식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전인 7일(현지시간)부터 이란 소셜미디어를 통해 돌기 시작했다. 이 소식은 간바리와 함께 에빈 교도소에 수용됐던 사람 중 풀려나온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 한 이란 국회의원은 이란 보안군에 확인에 나섰고, '간바리가 자살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간바리가 사망한 교도소장은 "교도소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소셜미디어에서는 그의 사망 원인을 두고서 의혹이 커져만 가고 있다.
외신들은 현재로서는 시위로 체포된 사람 가운데 간바리가 가장 먼저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 인권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간바리의 죽음이 원인이 무엇이든 이란 정부는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란 당국이 생명을 지키는 일에 또 다시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 교도소의 경우 간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힌다"면서 "일부의 경우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교도소에서 죽은 사람은 간바리 외에도 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의 저명한 인권변호사 나스린 소투데에 따르면 간바리 외에도 2명이 감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한 이들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소투데 변호사는 가디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에빈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들과 이야기한 결과 이 곳에서만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한 간바리의 사망과 관련해서도 소투데 변호사는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450명이 구금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수감자가 15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내 인권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수감된 시위자들의 신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앰네스티 관계자는 "이란 당국이 수감된 사람들의 가족들에게 어디에 수감되어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란 당국은 지금이라도 침묵의 장막을 거둬내고 수감자들의 가족에게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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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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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은 2009년 이란에서 벌어진 시위 당시 벌어졌던 고문치사 사건 등이 재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카흐리자크 교도소에서 최소한 3명이 고문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고문은 물론 성적인 학대까지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성향의 마무드 사데기 의원은 간바리의 죽음과 관련해 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사데기 의원은 2009년과 발생했던 고문치사 사건이 재현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사데기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과 정보, 사법 당국에 제2의 카흐리자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란 정부는 전국에서 발생한 이번 시위와 관련해 대학생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대학생들에 대한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는 '예방적 조치'라는 명목으로 대학생들을 잡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구금된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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