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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해임 주총’ 앞두고 이진숙 대전MBC 사장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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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의 입’으로 통해…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등 책임

경향신문

정권의 ‘방송장악’에 관여해 끊임없이 퇴진 요구를 받아온 이진숙 대전MBC 사장(사진)이 8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MBC는 이날 이 사장이 대전MBC 경영국에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1990~2000년대 걸프전·이라크전 보도로 유명해진 이 사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김재철 전 사장 밑에서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을 지내며 ‘김재철의 입’으로 불렸다. 2012년 파업 직후 MBC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만나 MBC 지분 매각과 처분 방안 등 ‘MBC 민영화’를 논의해 논란이 일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본부장으로서 ‘전원 구조’ 오보와 유가족을 폄훼한 보도의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거셌다. 그러나 보도 경위를 밝히기 위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2015년 안광한 사장 시절 대전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사원들을 부당 징계하고, 지역과 전혀 무관한 중동 뉴스를 내보내 “방송을 사유화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는 총파업 이전인 지난해 5월부터 이 사장 퇴진 운동을 벌였으며 김장겸 전 사장이 해임된 뒤에도 이 사장이 물러나지 않자 제작 거부를 이어왔다.

이 사장도 사의를 밝힘으로써 그동안 MBC 구성원들이 적폐로 지목해온 대표적인 간부들의 퇴진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대전MBC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며 “이제 자연인 이진숙은 대전MBC와 MBC의 명예를, 언론인의 명예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성명에서 “자신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하자 돌연 사의를 밝혀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그의 사임은 만시지탄이지만 끝까지 잇속을 챙기려는 치졸한 행태는 다시금 분노를 사고 있다”고 평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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