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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드 보복으로 매출 80% 급감, 한중 FTA 후속 협상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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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공청회 개최, 전문가들 "중국 진출 기업·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돼야"]

머니투데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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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후속 협상 과정에서 협정을 위반하는 잘못된 관행이 법적, 규정으로 근절될 수 있길 희망한다." (정일환 하나투어 중국글로벌사업본부장)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세계 제1의 게임시장인 중국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이한범 스마일게이트 대외협력실장)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관련 공청회'에서 서비스 관련 업계들은 이 같이 말했다.

공청회는 '통상조약의 체결 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2015년 한·중 FTA가 발효될 때, 양국은 서비스·투자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을 위한 후속협상을 발효 후 2년 이내 시작하기로 했다. 협상대상은 서비스·금융·투자 3개 분야로, 일부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개방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여행, 게임, 온라인쇼핑 등 업계 관계자들은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일환 하나투어 중국글로벌사업본부장은 "지난 한 해 전년대비 매출액이 80% 감소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며 "올해 한중 FTA 후속 협상 개시가 희망이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한범 스마일게이트 대외협력실장은 "중국의 판호(출시 허가)를 받는데만 최소 3~6개월이 걸리는데,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최소 6개월이다"라고 토로했다. 판호를 받으면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다하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또 중국에서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면, 중국 업체가 곧바로 이를 베껴서 만들어낸다는 것. 이 실장은 저작권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 출시 속도를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김윤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부회장은 거래 안전장치를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김 부회장은 "모바일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문제가 발생된 사례가 많은데 양국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호 보상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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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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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중 FTA 후속협상이 양국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과 분쟁이 생길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명문화된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의 경제적효과' 발표를 통해 향후 15년간 한·중 FTA 후속협상으로 한국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0.045%, 취업효과는 3562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생산성 증대를 가정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의 대(對)한국 투자는 36.34% 증대할 것으로 봤다.

그는 무엇보다 "협상 과정에서 (중국) 정책 당국의 판단에 의해 국내 규제가 다시 강화되지 못하게 하는 제도적인 메커니즘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환우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조사담당관 역시 "1년 반 사이 우리 기업들은 차별 대우를 받고, 불투명한 중국 정책으로 힘들어했다"며 "중국 내 이미 진출한 기업,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과 교수는 협상 과정에서 △지방 정부를 통한 조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협정 위반시 어떤 절차를 밟을 것인지 △정부가 나서지 않은 차별에 어떻게 문제제기를 할지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여러 절차들을 협정문에 최대한 자세히 포함하는 게 중국과의 교역 관계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협상을 통해 서비스 시장의 추가 개방뿐 아니라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게임, 온라인 쇼핑, 금융업종 등 강점을 가진 서비스 분야의 교역 투자가 활성화되고 국내 산업 서비스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국민 의견을 경청하고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청회를 포함한 종합적인 의견을 검토해 통상조약 체결 계획을 세우고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를 완료하면, 중국과 협의해 협상 일정을 확정한다. 이달 중 중국 상무부 부장이 직접 방한해 협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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