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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현장] 애플 AS센터 가보니…'배터리 교체' 고객들 "머리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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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종로에 있는 애플 공식 AS센터를 방문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종로=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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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종로·명동=이성락 기자] "자기들이 잘못해놓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들어. 아오. 머리 아파."

곳곳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한 30대 여성 고객은 대기 시간을 안내받고 입을 삐쭉 내민다. 예상 대기 시간만 1시간 30분.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4일 오전 '아이폰'의 배터리를 교체하려는 고객들로 애플 AS센터는 시끌시끌하다.

애플이 국내 '아이폰' 고객을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 작업에 나선 지 3일째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 고객이 많아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 고의 성능 저하 파문으로 고객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배터리 교체 비용 인하(기존 10만 원에서 3만4000원으로)를 결정, 국내에서는 지난 2일부터 배터리를 인하된 가격에 교체해주고 있다.

◆ '고객 몰림+물량 부족' 헛걸음한 고객들 '분통'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에 있는 애플 공식 AS센터에는 20여명의 고객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후 정오가 조금 지나자 점심시간을 활용해 배터리 교체 접수를 하기 위해 고객들이 몰려 AS센터가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는 접수번호표를 들고 대기 중이었고, 일부는 배터리 교체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다.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배터리를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방문 예약을 하지 않았을 경우 1시간 이상 대기해야 겨우 접수를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접수를 진행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 모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기종에 따라 1~2일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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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2일부터 기존 10만 원에서 6만6000원 인하된 3만4000원에 배터리를 교체해주고 있다. 배터리 교체 대상 모델은 '아이폰6' 시리즈, '아이폰6S' 시리즈, '아이폰SE', '아이폰7' 시리즈 등이다. /명동=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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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도 있었다. 한 40대 여성 고객은 "1시간 30분 정도 기다려야 접수가 가능하다"는 직원의 말에 "자기들이 잘못해놓고 왜 사람을 기다리게 하느냐"며 따지기도 했다. 직장인 김 모(34) 씨는 "무상 교체도 아닌데, 여러 번 센터를 방문해야 하니 굉장히 번거롭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만난 고객들은 애플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애플코리아가 충분한 설명과 안내 없이 배터리 교체 작업에 나선 것과 관련해 '국내 고객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이다. 배터리 교체 접수를 마치고 나온 직장인 김정준(40) 씨는 "교체하는 것까지는 크게 불만이 없지만, 아무런 공지 없이 시작한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의 한 AS센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10여명의 고객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고객은 긴 대기 시간 탓에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배터리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게 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AS센터 관계자는 "기존에는 2~3일 정도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기종에 따라 당일 교체도 가능하다. 대부분 고객이 하루 정도 지나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태"라며 "센터 직원들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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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배터리 교체 비용을 인하했지만,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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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지금부터…"소송 참여하겠다" 성난 고객들 늘어나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수의 성난 고객들은 결국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업데이트 전에 성능 저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이다. 애플의 무성의한 대처가 지속되자 비난 여론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플 대상 집단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는 오는 10일까지 30만명이 넘는 고객이 소송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 기준으로 소송 참여 희망 고객은 27만명가량이다. 이번 애플 상대 소송은 국내 집단소송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를 통해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고객은 100명이 넘었다. 소비자주권은 당초 50명 수준의 고객이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00명을 돌파하자 오는 7일까지만 접수를 받고 곧바로 법적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소장 접수는 11~12일쯤 완료할 예정이다.

박순장 소비자감시팀장은 "기존에는 이렇게 많은 고객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힐지 몰랐다. 애플 고객의 충성심이 높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소송 참여 움직임을 통해 '그동안 고객이 애플 제품에 대해 불만이 많이 쌓여있었구나'라는 걸 확인했다. '꺼짐 현상', '홈버튼 오작동' 등 품질과 관련된 고객의 불만이 이번 고의 성능 저하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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