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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과 애플 '배터리 게이트' 대처하는 자세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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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조치' 애플 '발빠른 대처' 삼성…1년새 엇갈린 명암

뉴스1

애플코리아가 2일 국내에서 아이폰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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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전세계 아이폰 팬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약 1년반 전 배터리 발화 문제로 단종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낸 삼성전자의 위기대처 능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늑장 대응, 삼성전자는 초강수 대응으로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평가다.

애플은 아이폰6 이상 모델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배터리 꺼짐 현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성능 저하 사실을 지난달 20일 인정했다.

하지만 업데이트 전에 성능 저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소비자들은 애플이 새 아이폰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런 사실을 숨겼다며 공분했다. 애플은 사과 없이 고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꼼수'는 아니라고 적극 부인했다.

성난 소비자들은 결국 법원으로 향했다. 미국에서는 손해배상 청구액만 1000조원에 달하는 집단 소송이 제기됐고, 법적 움직임은 이스라엘과 프랑스,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소송이 퍼질 조짐을 보이자 애플은 부랴부랴 공식사과에 나섰다. 성능저하 인정 8일 만이었다. 그러나 보상책으로 제시한 배터리 유상 교체는 오히려 소비자의 원성을 자극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발끈하긴 마찬가지. 미국은 당초 예정보다 서둘러 배터리 교체 작업을 시작했지만 국내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증폭하자, 애플코리아는 사전 공지없이 2일 오전부터 배터리 교체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사전 공지 없이 교체가 이뤄져 또 한번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교체는 시작했는데 교체할 배터리 물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교체를 희망한 아이폰 사용자들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럴 거면 왜 교체작업 한다고 하느냐" 등 불만을 터뜨렸다. 애플의 사과와 보상책에도 소송 참여를 희망하는 국내 이용자들이 급증하는 이유로 보인다.

뉴스1

2016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교환 또는 환불받지 못한 고객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여폰을 공항에서 무상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2016.10.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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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 전 삼성전자는 어땠을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터지자 구매 시기와 상관없이 출하된 250만대를 전량 리콜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8월초 출시한 갤럭시노트7에 배터리 발화 문제가 터지자 출시 13일만인 그해 8월 31일 국내 이통사에 공급을 중단했다. 공급 중단 이후 이틀만인 9월 2일 삼성전자는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는 대국민사과를 하고 글로벌 전량 리콜을 전격 선언했다.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안전을 위해 발빠르게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한 공항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가 다시 제기되면서 결국 전량리콜, 판매재개, 판매중단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지 54일만에 단종을 결정했다.

또 삼성전자는 배터리 제조 과정을 모두 공개하고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미국의 UL과 엑스포넌트, 독일의 튜브라인란드와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배터리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었다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노트7의 단종으로 피해가 예상됐던 부품 공급 협력사들에 대해서도 물량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역사상 처음으로 스마트폰 전량 리콜 카드라는 초강수 대응책을 내놓은 건 초기 대응이 미진할 경우 추락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후 내놓은 갤럭시S8의 흥행 돌풍으로 노트7의 위기를 완벽하게 극복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사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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