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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카탈루냐 분리주의 기사회생…독립진영, 자치의회 과반의석 확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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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독립파 135석 중 70석…제1당은 '스페인 잔류파' 시민당

"분리독립 투쟁에 새 동력, 확실한 승리는 아냐"…독립·잔류파 각축 예고

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러 개표방송 지켜보는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수반
[AFP=연합뉴스]



(파리·서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스페인 카탈루냐의 새 자치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조기선거에서 분리독립 진영이 과반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자치정부 해산 등으로 주춤했던 카탈루냐 자치구의 분리독립을 위한 정치 투쟁이 새로운 동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 EFE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전역에서 치러진 자치의회 선거의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서 분리독립 진영의 3개 정당이 전체 의석 135석 가운데 70석을 차지했다.

스페인 정부에 의해 해임된 뒤 벨기에 브뤼셀에서 선거운동을 벌여온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카탈루냐와 함께'(JuntsxCat)는 34석,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이 옥중에서 이끈 공화좌파당(ERC)은 32석을 얻었다. 마찬가지로 분리독립 진영인 민중연합후보당(CUP)은 4석을 따냈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분리독립파가 스페인 잔류파를 상대로 근소한 차이로 자치의회의 과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제1당은 37석을 얻은 스페인 잔류파 시민당(시우다다노스)에게 돌아갔다. 시민당은 중도파 스페인 잔류 진영의 정당으로 36세의 젊은 여성 정치인 이네스 아리마다스 대표가 이끌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분리주의를 잠재우려던 스페인 중앙정부의 계획이 흔들리게 됐으나 분리독립 진영이 확실한 승리를 거둔 것도 아니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독립진영이 과반의석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직전 선거인 2015년 때보다 2석이 줄어들었고, 오히려 스페인 잔류 진영 정당이 사상 처음으로 단독으로 카탈루냐의 제1당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 구성권이 어느 쪽으로 갈지도 불분명하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영국 카디프대학의 카탈루냐 역사 전문가 앤드루 다울링은 "이번 선거는 해결한 것이 거의 없다"면서 "분리독립파가 승리했지만 2015년 때와 비슷한 방식이었다. 과반의석을 차지했지만, 득표에서는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이번 선거 결과는 앞으로 카탈루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답보다는 의문을 더 많이 남겼다고 평가했다.

공식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예상이 그대로 굳어지면 독립파와 스페인 잔류파는 향후 자치정부 구성과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계산과 견제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카탈루냐 제1당 확실시되는 시민당의 아리마다스 대표
[AFP=연합뉴스]



특히 제1당의 당수직이 확실시되는 아리마다스 시민당 대표는 지난 19일 마지막 유세에서 "우리는 우리의 꿈의 실현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 이제 우리는 악몽에서 깨어날 것"이라면서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의 종식을 공언해 독립진영과 치열한 '2라운드'를 예고했다.

스페인 정부의 자치정부 해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분리독립 진영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분리독립의 길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탈루냐 독립을 추진하다가 파면당하고 벨기에로 도피한 푸지데몬 전 수반은 22일 브뤼셀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스페인에 대한 "카탈루냐 공화국의 승리 "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선거는 지난 10월 27일 일방적으로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는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호이 총리의 소속 정당으로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전국정당이자 집권당인 국민당(PP)은 이번 선거에서 기존 11석에서 3석으로 의석을 크게 잃었다.

이날 투표율은 8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9월 카탈루냐 지방선거 때보다는 6%포인트 높고, 스페인 전체의 총선 투표율과 비교해도 역대 최고였던 1982년 79.9%보다 높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최고를 기록한 것은 독립 선언과 그에 대응한 스페인의 자치정부 해산 등으로 카탈루냐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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