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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트럼프 환심사기?…AT&T·웰스파고, 감세에 직원 보너스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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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대폭의 법인세 감면으로 큰 혜택을 보게 된 미국 대기업들이 속속 직원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다.

21일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AT&T와 보잉, 웰스파고 등 미국 대기업은 20일(현지시간)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한 후 감세 혜택을 직원들과 나누겠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 2위 통신업체인 AT&T는 세제개편안이 발효되면 직원 20만 명에게 1천 달러(약 108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미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도 직원 10만여 명에게 보너스 1천 달러를 지급하고 향후 5년간 기반시설에 추가로 500억 달러(54조5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금융기관 피프스 써드 뱅코프(Fifth Third Bancorp)는 시급을 15달러(1만6천 원)로 인상하고 1만3천500명 직원에게 1천 달러를 지급키로 했다.

미 최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기관인 웰스파고 은행 역시 최저 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고 4억 달러(4천325억 원)를 비영리단체와 커뮤니티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보잉은 실무 교육과 시설 개선, 기부 등에 추가로 3억 달러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AT&T의 보너스 지급 계획에 대해 "이는 우리가 한 일 때문"이라며 "따라서 매우 훌륭하다"고 치하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직원 보너스가 기업 주주와 임원들이 감세로 얻는 혜택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어서 선전 행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감세 혜택의 75%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근로자에게는 25%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웰스파고가 감세 영향으로 연간 37억 달러의 추가 순익을 얻어 주요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과급 계획을 밝힌 기업들이 대부분 연방 정부 규제를 받거나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환심을 사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웰스파고는 작년 유령계좌 스캔들로 1억 달러의 벌금을 물었으며 잘못된 수수료 부과로 당국의 추가 조사를 받게 됐다.

블룸버그는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해 타임워너 인수에 제동이 걸린 AT&T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긍정적 분위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AT&T의 보너스 지급과 타임워너 인수 문제를 언급한 뒤 직원에 대한 보너스 지급이 예외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세제개편안이 더 많은 일자리와 투자, 높은 임금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하는 경영자가 매우 적은 이유가 있다"며 "실제로는 주식 바이백(환매)과 기업 보너스, 배당을 견인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가 20대 미국 기업의 입장을 확인한 결과 직원 채용을 확실히 약속한 기업은 AT&T와 CVS 두 곳에 불과했다. 임금 인상을 약속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백악관 관리는 AP통신에 기업들이 보너스 지급 계획 발표를 트럼프 경제팀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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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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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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