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련만 청와대가 극구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사실이 아닐 것이라 받아들이고자 한다. 청와대 측은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왕세제를 만나 양국의 국가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큰 틀의 차원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회동을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UAE 측과의 회동에서 원전사업 등 세부 사업은 언급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임 실장이 당시 2박4일의 일정으로 UAE와 함께 레바논을 방문해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피병된 동명부대를 격려한 것은 이미 알려진 대로다.
하지만 궁금증은 여전하다. 청와대 측의 해명이 어딘지 미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동명부대는 이미 그보다 한 달 전 송영무 국방장관이 방문해 격려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장관이 가는 것과 대통령의 뜻을 담아 비서실장이 대리인으로 가는 것은 다르지 않겠냐”라는 해명부터가 군색하다. 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대신하기에 부족하며, 따라서 앞으로 모든 현장에 비서실장을 보내겠다는 얘긴가. 임 실장이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임박한 시점에서 갑자기 중동 방문길에 올랐다는 자체도 석연치는 않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UAE 정부가 원전 문제에 대해 항의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무려 70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원전 건설과 완공 후 관리·운영권을 우리 정부에 위탁한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정작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니 사후 처리에 대한 조바심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받아들이는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제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계속 우물쭈물하다가는 헛소문만 자꾸 퍼져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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