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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설] 현대차 中 공장 부러워한 與 실세, 노동 개혁은 왜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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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방중에 동행한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 현대자동차 중국 충칭(重慶) 공장을 방문한 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여당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충칭 현대차 노동자의 평균 월급(94만원)이 현대차 울산 공장(800만원)의 9분의 1인데, 생산성은 충칭이 1.6배 더 높고 품질도 더 좋다고 썼다.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노동생산성이 현대차의 7개 해외 공장 모두에 역전당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 차 한 대를 만들 때 드는 노동시간은 26.8시간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14.7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노동 강도가 느슨하기로 유명한 남미 브라질 공장(20시간)에도 뒤진다. 반면 임금은 국내가 해외보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더 높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평균 연봉(9400만원)은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두 배 가까운 미국 앨라배마 공장(7700만원)보다 많다. 그런데도 현대차노조는 지금도 월급 더 내놓으라며 3주 연속으로 부분 파업 중이다. 쇠사슬까지 동원했었다.

현대차의 전체 생산량 중 국내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부터 50% 밑으로 내려갔고 지금은 30%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1996년 이후 국내엔 단 한 곳의 공장도 신설하지 않고 있다. 철밥통 귀족 노조가 수십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해외로 내쫓은 것이다. 노조만의 책임이 아니다. 현 여당은 노동 개혁을 막는 데 앞장서 왔다. 노조를 감싸기만 했다. 지지 세력이라는 것이다.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는 새 정부는 일자리 유출을 막을 노동 개혁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다. 노동 개혁으로 진짜 일자리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과 같은 가짜 일자리를 만든다고 한다. 귀족 노조 편을 드는 정부의 실세가 현대차 중국 공장을 부러워하며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한다. 정부가 답을 알면서 문제를 거꾸로 푸니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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