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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미 FBI, 평창올림픽에 9·11 대테러 요원 30명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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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 D-52

정보·현장경험 20년 넘는 베테랑

북한·이슬람권과 갈등 고려해 파견

소치·리우올림픽 대회 중에도 배치

한국 내 행사에 대거 파견 전례 없어

대검 “외국요원 활동범위 따져봐야”

중앙일보

FBI삽화


미국 연방수사국(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소속 대(對)테러 요원 30여 명이 내년 1월 한국에 온다.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된 일이다. 일종의 ‘올림픽 대응팀’인 셈이다.

익명을 원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FBI 요원들이 국내에 입국해 한시적으로 대테러 업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입국 시기는 1월 중순 이후다. 보안상 정확한 시기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평창 겨울올림픽 일정(2018년 2월 9~25일)을 감안하면 1월 말에 FBI 요원들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오는 FBI 요원들은 9·11 테러 등 대형 사건에 직접 관여한 경력 20년 이상의 전문 정보분석 요원과 현장 요원들이라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입국 요원 규모는 여러 국내외 안보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심적 수사 및 보안 기관인 FBI는 주로 미국 내의 테러 공격과 간첩 행위, 사이버 범죄, 조직·폭력범죄 등을 다룬다. FBI는 자국민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대회(올림픽도 포함)에 테러 위협 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엔 FBI 요원을 파견해 왔다. 2012년 소치 겨울올림픽과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에도 FBI 요원을 보냈다. 한국 수사당국 관계자는 “국내 행사에 이처럼 많은 미국 요원이 입국한 전례는 없다. 미국 정부가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자국 선수들 안전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FBI 요원 대규모 방한은 북한발 안보 위기와 미국과 이슬람권의 갈등 고조 국면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해 이슬람권의 반발을 불렀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FBI 요원들이 한국에서 테러 대응 공조보다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는 활동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기정사실이냐”는 질문에 “이는 어떻게 우리가 미국인을 보호할지에 관한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평창올림픽 참가에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 측이 “미국이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통화에서도 분명히 평창올림픽 참여를 약속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한국 대검찰청 관계자는 “외국 수사 요원의 활동 범위 등을 법률적으로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한한 FBI 요원들이 한국 정부와 테러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자국 선수에 대한 테러를 한국 측과 공조해 막는 일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정보수집 활동을 할 경우 양국 간의 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검 공안부는 지난달 FBI(LA 및 뉴욕 지부) 수사관들과 함께 ‘미국의 테러사건 수사 실무 교육’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었다. 검찰 관계자는 “사이버 테러를 통해 중계방송이 끊기는 상황 등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해 관련 기관들과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지난달 FBI 과학수사 전문요원 6명을 초청해 현장감식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현일훈·박사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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