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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초점]장성 고속철 인근 '대형 싱크홀'…정밀조사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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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장성 농경지 지반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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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발생지 주변 지나는 고속철도


고려시멘트 와룡리 일대 농지 집중 매입…싱크홀 발생원인 은폐 의혹 주장

관련기관 싱크홀 발생민원에 공문 한 장 만 달랑 회신…조사결과 의혹 확산

【장성=뉴시스】이창우 기자 = 지하에서 석회석 채굴이 이뤄지고 있는 전남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건동광산 지표면 농경지 일대에 대한 정밀 안전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집중 제기되고 있다.

고려시멘트 석회석 광산이 소재한 와룡리 일대 농경지에서는 지난 2008년에 6월에 이어 올해 6월에도 모를 이식한 논에서 대형 지반침하(싱크홀)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형 싱크홀 발생지에서 100m 떨어진 곳에는 호남고속철이 지나는 철도가 놓여 있어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고려시멘트 싱크홀 발생 농경지 레미콘 주입…의혹 확산

장성 시민연대는 '지난 6월 모심기가 끝난 와룡리 논에서 싱크홀이 발생하자 건동광산 운영사인 고려시멘트 측에서 레미콘과 펌프카를 동원해 몰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물질)를 강제 주입해 빈 공간을 메우고 흙을 채워 넣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시민연대 측은 당시 싱크홀이 발생한 농경지에 모(벼)가 심어져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고려시멘트 소유의 농지가 아닌 인근 마을 주민 소유의 농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려시멘트 측에서 급하게 싱크홀을 메우는 작업을 한데 대해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 소유지가 아닌 '사유지에 대해 왜 긴급 복구 작업을 했느냐'는 의혹 제기다.

◇고려시멘트 싱크홀 발생 와룡리 일대 농경지 집중매입 왜?

고려시멘트 측은 지난 2007년 와룡리 일대 농경지 1만㎡(3025평)를 묘목 사업 용도로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농지 매입 시점은 이 일대에서 싱크홀이 처음으로 발생해 목격된 지난 2006년 6월 이후부터다.

명분은 묘목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매입 규모로 봤을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시민연대와 일부 주민들은 '지하 광산 발파 충격으로 싱크홀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농지를 집중 매입하고 묘목을 심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시멘트 측은 2008년 6월께 발생한 싱크홀은 광해관리공단, 철도시설공단, 전남대·조선대 공업기술 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광산 운영과는 관련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시민연대와 주민들은 진단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싱크홀 발생 민원…"광산개발로 판단하기 어렵다" 공문 한 장만 달랑 통보

지난 6월 민원인 A씨는 2006년 최초로 싱크홀이 발생한 농경지로부터 50m 떨어진 곳에서 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자 장성군에 민원을 제기하게 된다.

장성군은 광산 안전 업무 등을 담당하는 '산업통산자원부 산하 남부광산안전사무소'에 관련 민원을 이관했다.

남부광산안전사무소는 민원이 접수된 날로부터 3개월 여 만인 지난 9월19일 장성군에 '민원처리 협조요청에 따른 회신' 공문 한 장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장성 석회석 광산 주변 농지에 발생한 지반침하 민원에 대해 현장조사를 6월22일, 8월3일 각각 한 차례씩 실시한 결과, 광산개발로 인해 지반침하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알려왔다.

현장 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없고 조사 자료도 첨부되지 않은 달랑 공문 한 장으로 이뤄진 답변이 민원 회신에 대한 전부였다.

이를 두고 시민연대와 주민들은 '수박 겉핥기식 조사 결과'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연대, 주민참여 객관성 보장된 정밀 안전진단 요구

시민연대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좀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기관들이 참여하는 정밀 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연대는 "황룡면 와룡리와 옥정리는 광산 발파로 인한 진동으로 집이 흔들리고 창문이 심하게 흔들린다"며 "이런데도 고려시멘트측은 싱크홀이 광산 발파와 무관하고 나무도 조경 사업을 위해 심고 있다고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는데도 무책임하게 은폐와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남부광산사업소는 자세한 조사도 없이 지반 침하가 시멘트광산과 무관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남부광산사업소의 발표를 신뢰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연대와 주민들은 고속철이 지나는 와룡리 일대 농경지 지하에서 석회석 채굴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또 채굴 범위가 지표면 안전에 이상을 미치지 않을 정도인지 여부를 공개적으로 검증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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