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단독]사진기자 폭행한 경호업체 ‘공안 퇴직자’들이 설립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찬열 의원, 코트라 자료 분석

중국 기업 일방 지정…코트라, 비용도 모른 채 ‘깜깜이 계약’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중 한국 사진기자들을 집단 폭행한 중국 경호원들이 소속된 업체는 현지에서 공안(公安) 퇴직자들이 설립한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호업체 고용은 한국 측에서 했다”는 중국 측 설명과 달리 행사를 주관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인건비가 얼마인지 파악조차 안된 상태에서 중국 국영기업이 일방적으로 지정해준 업체와 ‘블라인드 계약’을 체결했다.

17일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실에 따르면 코트라는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를 앞두고 베이징은순보안복무유한공사(은순보안)와 6만9600위안(약 1183만2000원)에 경호계약을 체결했다.

은순보안은 장소를 대여해준 중국 국영기업 국가회의중심에서 추천한 경호업체로 공안 퇴직자들이 만든 회사다. 중국 국무원령 ‘대규모 행사안전 관리 조례’에 따르면 참가 인원이 1000명 이상인 행사는 사전에 공안으로부터 안전 관리·감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코트라는 공안을 의식해 대규모 컨벤션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에서 지정한 업체와 계약 해야했다.

코트라는 은순보안에 납부해야 할 금액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최초 계약 시 보안요원 50명과 안전검사요원 30명 등 총 80명 기준으로 6만9600위안에 체결했다. 그러나 추가 계약으로 투입인원이 총 190명까지 증원돼 최종 비용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 의원실에 “정확한 인건비 산출을 요구해도 제대로 답변을 받기 어려웠다”면서 “그쪽에서 제시한 금액에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공안 내 ‘VIP 경호’를 담당하는 경위센터(警衛中心)가 은순보안 직원들을 교육하고 행사 당일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한국 측에서 주최한 행사이고, 기자 초청과 경호업체 고용 역시 한국 측에서 했기 때문에 조사의 주요 주체는 주최 측이 돼야 한다”면서 코트라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찬열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불합리하게 자행돼온 경호 계약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