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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그래, 새해엔 더 '나은 삶'이 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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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왜목마을 석문산서 1박2일… 일몰과 일출 모두 다 볼 수 있어

포항, 지진 아픔 딛고 희망 맞이

울주군, 한반도서 가장 먼저 해 떠… 1000번째 생일 맞아 불꽃놀이

한 해의 마지막 해넘이와 새로운 해돋이를 보려는 행렬은 해마다 제의(祭儀)처럼 반복된다. 금방 씻고 나온 해라고 어제와 다른 해는 아니지만 통과의례 같은 처음과 끝이 있기에 새로운 시간을 열어 나갈 힘이 솟는다. 전국의 해돋이·해넘이 명소에서 새해의 싱싱한 희망을 만나 보자.

◇올해 마지막 태양이 손에 잡힐 듯

해거름이면 전남 영광은 붉은 석양으로 물든다. 서해에 자리한 이 고장의 해변은 어디를 가나 일몰 풍경 감상지로 손색이 없다. 백수해안도로가 가장 유명하다. 수평선 너머 뉘엿뉘엿 저무는 저녁볕을 앵글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또 다른 해넘이 명소가 있다. 영광 홍농읍 계마리 계마항이다.

가마미 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계마항 방파제 길이는 450m, 340m. 방파제 등대 앞 쥐섬을 품은 칠산바다는 서해의 황금어장이다. 방파제에서 바라보면 황혼의 잔양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낙조로 물들어가는 바다의 '생생한' 장면을 추억에 새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비스듬히 비치며 명맥을 유지하던 겨울의 석양은 바다가 금세 삼킨다. 사위는 어스름이 짙어 간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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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태훈(36·광주 광산구 선암동)씨는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계마항에 닿는다"며 "한 해의 마지막 태양이 내려앉는 모습을 여기서 감상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바다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서해를 향해 서북쪽으로 튀어나온 지형이 왜가리의 목을 닮았다고 해서 왜목마을이다. 1984년 대호 방조제 건설과 함께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지형이 바뀌었지만 아산만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그대로다. 일몰과 이튿날 일출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명당은 왜목마을 뒤편에 자리 잡은 석문산(石門山)이다. 높이가 79m에 불과하지만 동쪽에 아산만 물결이, 서쪽엔 대호 간척지가 펼쳐져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12월 31일부터 이듬해 1월 1일까지 해넘이·해돋이 축제를 연다. 올해는 연말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소원 날리기, 달집태우기, DJ 음악회,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지난 2014년 왜목항에서 출발해 국내 최초 '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 일주(4만1900㎞)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의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

◇떡국을 먹으며 보는 새해 첫해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의 이번 해맞이 행사는 특별하다. 새해 2018년은 울주가 생긴 지 1000년을 맞기 때문이다. 간절곶은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간절곶에서는 오는 31일 오후 8시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새해 첫날을 맞는 카운트 다운 행사와 화려한 불꽃놀이·레이저 쇼가 펼쳐진다. 1일 오전 6시 40분쯤 '간절곶에 천년의 빛이 뜬다'는 주제로 본격적인 해맞이 행사가 시작된다. 창작극 공연과 점화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1000개의 연이 하늘에 날아오른다. 그사이 따뜻한 떡국을 먹으면서 새해 소망을 빌면 된다.

강원도 동해시는 망상 해변과 추암 해변 등 일출 명소가 즐비하다. 올해도 오는 31일부터 다음 날까지 한 해의 액운을 쫓기 위한 모닥불 액운 태우기와 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 참가자들에게 어묵과 두부, 막걸리를 무료로 나눠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부스도 마련돼 스마트폰 사진을 무료로 인화해 준다.

추암 해변에선 촛대바위와 형제바위 등 크고 작은 기암괴석 사이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감상할 수 있다. 촛대바위는 애국가 첫 소절 배경 화면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특히 높이 6m가량의 촛대바위의 꼭대기에 떠오르는 태양이 걸리면 마치 양초에 불을 붙인 것처럼 보여 탄성을 자아낸다.

경북 포항의 호미곶 일원에서 열리는 호미곶 해맞이 축전은 '호미곶의 빛, 포항을 넘어 세계를 밝히다'라는 주제로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지난달 15일 지진으로 위기를 맞은 포항시는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미로 이번 축전 규모를 예년보다 늘렸다. 전야 행사에 이어 예술불꽃쇼, 일출 시각(1월 1일)에 맞춰 1만 명 떡국 나누기 행사, 해군 헬기의 해맞이 축하 비행 이벤트도 열린다. 구룡포 과메기 등 지역 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브랜드 존도 운영한다.




[울산=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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