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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일상톡톡 플러스] "미취업 청년 죄인 취급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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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공공근로도 해보고, 건설현장에서 일도 많이 해봤는데 중소기업 공장은 정말 다신 가기 싫다"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일자리가 중소기업이다. 그러니 청년들이 취업 자체를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월 100만~150만원 받고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끼여 처참하게 죽고 싶지 않다"며 "전과 달리 요샌 편의점 알바 자리도 많이 없다. 점주 본인 혹은 가족들이 하는 경우가 많아져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C씨는 "1980~90년 태어난 세대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희망 없는 세대"라며 "앞선 기성세대들이 다 먹고 그나마 남은 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베이비부머는 손 쉽게 취업해놓고 이제와서 신입들 못 들어오게 진입장벽 높여놨다"고 토로했다.

D씨는 "회사 다니다 너무 힘들어 퇴사한 뒤 2년동안 쉰 적이 있다. 이전 회사에서 겪은 각종 부조리 때문에 다시 취업하는 게 두려웠다"며 "다행히 얼마 전 취업한 곳은 월급은 적어도 조직문화가 좋은 회사라 만족하면서 다닌다"고 밝혔다.

E씨는 "지난 9년동안 나라가 거의 무정부 상태였으니 청년 실업난이 이렇게 심각한 것"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낙수효과 타령 줄기차게 하더니 나라꼴이 이게 뭐냐"고 반문했다.

세계일보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하지 않고 쉬고 있는 청년 백수가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약하게나마 경기가 호전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자리 환경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일하기를 포기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는 17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9000명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이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이들을 말한다. 이는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실업자는 직업을 구하려는 시도라도 하지만 '쉬었음' 인구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20대 백수 지난달 역대 최고 기록

문제는 '쉬었음' 증가를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역시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4만850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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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 8월부터 급증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7월은 2400명 감소했지만 △8월 3만1700명 △9월 3만600명 △10월 2만8900명 등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달 증가 폭인 4만8500명은 2015년 8월 5만7700명 증가한 뒤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구직활동 등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들도 많아

지난달 20대의 '쉬었음' 증가율은 20.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심지어 은퇴세대인 60세 이상(19.4%)보다 '쉬었음' 증가 비율이 높았다.

'쉬었음' 인구는 30대에서 1.0% 감소했고, 40대는 12%, 50대는 9.3%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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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의 직격탄을 맞은 20대가 직업을 구하지 못해 구직활동조차도 포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측은 "구직하다가 포기하는 등 전반적인 청년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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