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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文방중 결산] 文대통령, 한신의 굴욕을 참고 또 하나의 산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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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굴욕외교 논란 감수하면서 철저한 로우키 행보

靑, 文대통령 방중성과 키워드로 역시사지·관왕지래 제시

靑 “한중 정상, 사드문제에 따른 서먹함 완전히 극복” 평가

시진핑 “양국관계 빠른 속도 개선” 리커창 “중단된 협력사업 재가동"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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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많이 겪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앞으로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한중 관계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중국 충칭에서 열린 재충칭·쓰촨 한국인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3박 4일간에 걸친 중국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털어놓은 소회다. 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문제로 촉발된 한중관계 회복을 위해 국내의 ‘굴욕외교’ 비판마저 감수하면서까지 철저한 ‘로우키’ 행보를 취했다. 난징대학살 추모일에 정부 차원의 애도를 표명하며 항일투쟁이라는 양국 공통의 역사를 강조했다. 또 베이징 서민식당 및 유리창거리 방문으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했다. 이른바 ‘한신의 굴욕’을 참으면서 중국이라는 또하나의 큰 산을 넘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에 따른 정상외교의 공백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물론 사드갈등으로 한중관계의 연내 회복은 물건너 갔다는 우려가 나왔다.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한미동맹 이상기류론을 잠재웠지만 중국의 태도는 꺾일 줄 몰랐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역지사지를 강조하며 손을 내밀었고 시 주석은 맞잡았다. 한중관계가 전면적인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靑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방중성과 키워드 역지사지·관왕지래

청와대는 중국 측의 홀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중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출범 후 6개월 정도 지나면서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몇 개의 산을 힘들게 넘어가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남북문제의 한국 주도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데 이어 대중외교의 최대 난제였던 사드문제의 매듭을 풀었다는 것이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안보적 이익은 확실히 보호하면서 중국의 이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중 정상이 핫라인을 구축해 향후 소통 활성화에 합의한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관왕지래(觀往知來)라는 고사성어로 문 대통령의 방중성과를 설명했다. 한중 정상간 신뢰구축으로 양국관계의 새 출발 계기를 마련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와 번영의 기반을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최대 걸림돌이었던 사드 문제도 낙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6일 “사드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중국 측의) 사드 언급 빈도, 강도, 주체 수준은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중 정상이 그동안 사드문제에 따른 서먹서먹함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의 예정시간은 1시간 10분에 불과했지만 실제 회담시간은 두 배로 늘어난 2시간 20분이었다. 공식환영식, MOU서명식, 국빈만찬, 문화행사까지 포함하면 무려 5시간 동안 한중정상이 양국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시진핑 “양국관계 빠른 속도로 개선”…靑 “한중 77개 국장급 이상 협의 채널 전면 재가동”

청와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중 주요 성과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20장 분량의 자료를 배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경제분야다. 문 대통령은 베이징·충칭 방문에서 다수의 경제관련 일정에 참석하고 현대자동차 충칭공장을 방문하는 등 현지 진출 기업을 격려했다. 또 위축됐던 한중 경제교류의 전면적 복원을 위해 3대 원칙과 8개 협력방향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77개 국장급 이상 정부 부처간 협의채널의 전면 재가동은 물론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개시 등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중국 서부대개발의 관문도시인 충칭 방문에서는 우리의 신북방·신남방정책와 시진핑 주석의 핵심 의제인 일대일로 구상의 연계 추진도 강조했다.

이제 최대 관심사는 사드갈등 해소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가 언제 나타나느냐다. 청와대 고위계자는 역시 “앞으로 두고 보면 어제 회담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중국은 탑다운 방식이어서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 주석은 “좌절을 겪으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커창 총리 역시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간 협력사업이 재가동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많은 중국인들이 방한해 경기를 관람하고 관광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핵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전쟁불가 △한반도 비핵화 견지 △북한 비핵화 포함 모든 문제의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의 한반도 문제 해결 기여 등 한반도 평화 4대 원칙에도 합의했다. 한중 양국은 아울러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핵문제 해결의 주요 기회로 활용하며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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