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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대학생들이 만든 꼬마위성, 60년 우주 수수께끼를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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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콜로라도대 학생들 큐브샛 제작

65㎤ 크기에 소형 관측장비 차곡차곡

밴앨런대 고에너지 전자 기원 밝혀내

60년 난제 ‘중성자 붕괴 가설’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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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대 학생들이 만든 65㎤ 크기의 초소형 위성. 안쪽에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와 과학장비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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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생들이 만든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이 60년 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밴앨런대 전자의 기원 가설을 입증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시에 있는 콜로라도대는 “학생들이 만든 ‘큐브샛’이라는 꼬마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려 60년 전에 제기된 ‘밴앨런방사선벨트(밴앨런대)의 고에너지 전자가 우주선 알베도 중성자 붕괴(CRAND)로 생성된다’는 가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13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적어도 65명 이상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참여해 제작한 큐브샛은 구두상자 크기밖에 안되는 65㎤의 작은 위성이지만 안에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와 과학장비들이 차곡히 쌓여 있다. 학생들은 위성에 큐브샛(CubeSat)이라는 이름을 붙여 2012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과 국방부의 발사체에 실어 우주공간으로 올려보냈다.

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볼더 콜로라도대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의 진린 리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지구의 밴앨런대 중 내부방사선대(내대), 특히 안쪽 경계지점에 존재하는 고에너지 전자들이 초신성 폭발에서 유래한 우주선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

지구 밴앨런대에서 고에너지 전자들을 직접 검출하기는 처음이다. 60년 된 난제를 풀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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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미국 물리학자인 제임스 앨프레드 밴앨런은 지구가 고에너지 입자층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구 자기장에 의해 포획된 입자들은 2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밝혀져 밴앨런방사선벨트의 내대와 외대로 일컬어졌다. 밴앨런대 발견 당시 미국과 러시아 물리학자들은 ‘우주선 알베도 중성자 붕괴’가 지구 자기장에 포획된 고에너지 입자들의 기원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60년이 지나도록 중성자 붕괴 때 생성된 전자를 발견해하지 못해 가설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큐브샛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해, 크랜드 과정에 지구 대기에 진입한 우주선이 중성 원자들과 충돌해 파동을 일으키면 전자를 포함한 하전 입자들이 생성돼 지구 자기장에 의해 포획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주로부터 고에너지 전자가 지구에 도달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예측해낼 수 있는 연구의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고에너지 전자는 인공위성을 손상시키거나 우주선 밖에서 활동을 하는 우주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대기와 지구우주 과학 연구부문’ 책임자인 이르판 아짐은 “고에너지 하전 입자들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밝혀낸 연구팀의 성과는 지구우주 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힐 것이다. 더욱이 대학생들이 만든 작은 위성이 이런 일을 달성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라고 했다. 국립과학재단은 이번 연구를 지원했다.

연구팀이 수행한 과제명은 ‘콜로라도 학생 우주기상 실험’(CSSWE)이다. 소형 망원경으로 태양 유래 고에너지 양성자와 지구 밴앨런대 전자의 흐름을 관측하는 것이 과제의 임무였다. 연구팀은 2012년 큐브샛이 ‘아틀라스 브이 로켓’에 탑재돼 우주로 발사된 뒤 교내의 한 빌딩 옥상에 지상관제소를 설치해놓고 2년 동안 운용해왔다. 이들은 또다른 볼더 콜로라도대 연구팀이 개발한 관측장비(REPT)를 큐브샛에 장착할 수 있도록 ‘미니어처’로 만들었다. 이 관측장비는 논문 공저자인 대니얼 베이커가 만들었는데, 2012년 나사의 ‘밴앨런대 탐사 프로그램’에 사용됐다. CSSWE팀은 베이커 관측장비의 미니어처에 ‘소형화된 상대론적 전자와 양성자 망원경’(REPTi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이커는 “학생들의 값싼 위성이 수행한 뛰어난 업적은 소형 장비로도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큐브샛은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줬다. 요기 베라가 한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요기 베라는 미국 프로야구 양키스에서 활약한 선수로 뒷날 감독 시절 때까지 ‘끝난 것이 끝난 게 아니다’라는 식의 수많은 명언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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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대 학생들이 초소형 위성 ‘큐브샛’을 조립하고 있다. 콜로라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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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초록] 우리 우주는 우주선 입자로 가득 차 있다. 대부분은 수백메가전자볼트 이상의 운동에너지를 지닌 양성자들이다. 지구 주변에서는 고에너지 양성자와 전자, 다른 입자들이 밴앨런방사선벨트(밸앨런대)의 상공 500~4만킬로미터 사이를 떠돌고 있다. 60년 전 밸앨런대가 발견됐을 때 밴앨런대 내부 방사선대(내대) 양성자의 기원은 ‘우주선 알베도 중성자 붕괴’(CRAND)라는 가설이 세워졌다. 크랜드 과정에 대기권 상층에 도달한 우주선이 중성 원자들과 반응해 베타 붕괴하기 쉬운 알베도 중성자가 생성되고 이것이 지구 자기장에 포획된 양성자와 전자의 기원이 됐다는 것이다. 이 양성자들은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거의 고스란히 물려받은 반면 전자는 1메가전자볼트 이하의 낮은 에너지만을 받았다.

하지만 크랜드가 전자의 기원이라는 가설의 타당성은 입증되지 않아왔다. 밴앨런대 내대에서 중성자 붕괴 비율은 거의 일정한데 전자의 강도는 워낙 다변적인 것으로 측정됐기 때문이다.

논문은 밴앨런대 내대의 안쪽 경계지점에서 상대론적 전자들을 측정한 결과를 담고 있다. 논문은 전자들의 주요 기원이 크랜드라는 사실과 이런 과정은 내대의 모든 영역에서 전자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더 나아가 크랜드에 의해 생성되는 전자의 강도를 측정해보니 지구 인근에서 중성자 밀도가 이론적으로 추정됐던 세제곱센티미터당 2×10의 마이너스 9제곱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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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이 지상의 초소형 위성 ‘큐브샛’에서 6㎞ 거리의 지상관제소로 교신을 보내보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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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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