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준의 ★빛사랑] YG 또 마약…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두렵지 않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또 ‘마약 파문’에 휩싸였다.

지난 6월 “YG, '마약' 연예인 더이상 나와선 안돼”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쓴지 6월여 만에 ‘쿠시’라는 래퍼 출신 프로듀서가 코카인 흡입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쿠시(33·본명 김병훈·사진)는 YG 산하 더블랙레이블 소속으로 2003년 레게음악 그룹 스토니스컹크로 데뷔해 2010까지 활동했으며 가수 자이언티의 대표곡 ‘양화대교’를 작곡한 유명 프로듀서다.

그는 지난 12일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주택 무인 택배함으로 배달된 코카인 1g을 가지러 왔다가 잠복 경찰에 붙잡혔다. 쿠시는 코카인 투약을 시인했으며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YG에서만 지금까지 '마약' 관련 연예인이 4명에 달해 대형기사로서 사회적 순기능 역할 보다는 범죄를 양산하는 집단으로 낙인 찍혔다. 그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돼 왔음에도 소속사 측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빅뱅의 지드래곤은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지드래곤이 대마초를 의도적으로 피운 것이 아니라 일본 클럽에서 낯선 사람이 한 번 피워보라고 준 물건을 담배라고 착각해 피웠던 것이라고 소속사 측은 밝혔다. 해명 당시 납득하기 어려웠으나 검찰에서는 이미 사건을 종결지었고 해외에서 발생한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유야무야 넘어갔다.

걸그룹 2NE1 출신 박봄(33)도 마약류 밀수 혐의로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봄은 향정신성의약품 '암페타민' 82정을 화물 전용기 FX023편을 통해 들여온 혐의를 받았다.

지난 6월에는 빅뱅 탑이 군 입대 전인 2016년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네 차례에 걸쳐 당시 여자친구 였던 가수연습생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선고받았다.

'마약사건'으로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YG에서 4번째로 쿠시라는 마약사범이 등장하자 일부 네티즌은 “YG 소속 아티스트 전원을 대상으로 도핑테스트를 의무화하는 국민청원에 나서야 겠다”며 속상해 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마약 기획사에 있지 말고 빨리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공식입장이나 아무 설명도 없이 ‘확인중’이라는 YG다운 대응방식은 또다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말았다.

대형기획사라도 YG가 이번 만큼은 사태를 조기 수습하고 추스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하는 안일한 대응은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어떻게 표출될지 모를 일이다.

‘마약’이라는 범죄가 얼마나 나쁜지 청소년들 뿐아니라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기에 YG를 향한 사회적 비난은 계속될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빅뱅 승리와 관련한 YG의 대응방식도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승리가 필리핀의 한 리조트에서 호화 생일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자 YG 측은 다음날 승리의 선행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즉각 배포했다.

승리가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위해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원을 전달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랑의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는 내용이다. YG 측의 이런 대응으로 승리는 순간 비난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마약 사건’은 사안 자체가 다르다. 대충 얼버무려 넘어갈 수 없는 중대 범죄다. YG도 내부 진행 상황을 소상하게 알리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묵묵부답으로 회피하는 것보다는 그게 도리고 순서다. 온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외면만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YG에 대한 실망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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