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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르포]서울~강릉 KTX 타보니…100분만에 동해바다가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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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역 등 22일 개통준비 막바지…평창올림픽 열기 '후끈'

"강릉역~관광지 잇는 '교통인프라' 아쉬워"

뉴스1

강릉역 / 사진=김희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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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김희준 기자 = 15일 오전 9시 서울역 KTX 승강장. 설레는 마음으로 원주~강릉 구간 시승열차에 올랐다. 본격 개통을 일주일 남긴 시승현장이라 승무원들에겐 약간의 긴장감이 엿보인다.

이 노선은 원주∼강릉 선로(120.3km) 신설 작업을 통해 만들어져 원강선, 서울·경기지역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경강선이라고도 불린다. 원주~강릉 철도구간은 지난달 하자 등을 최종점검하는 영업시운전을 마쳤다.

현재는 선로 안정화를 위한 시험운행이 진행 중이다. 오는 21일 개통행사를 갖고 22일 아침 첫차가 출발하면 서울~강릉 100분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빽빽한 도심속 기존 노선을 달리던 열차가 어느새 한적한 교외로 접어들었다. 최대 시속 250㎞까지 달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속도감은 경부선에 버금간다. 1시간 남짓 달리자 채 녹지 않은 눈밭과 터널 풍경이 교차하며 강원권으로 접어들었다.

평지인 강동에서 고지로 오르는 강서까지 철도가 각도를 높이며 오르는 구조지만 좌석에선 전혀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수개월 동안 철로의 안전성을 점검한 탓인지 불편할 정도의 진동도 없다.

시운전기간엔 기관사가 차량진동이 심한 구간을 체크해 둔다. 해당구간의 기록이 빈번해지면 운행외 시간에 철도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120km의 거리를 손봤다는 설명이다.

시승체험에선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역사인 평창역과 진부(오대산)역도 지나갔다. 짧은 순간이지만 여기저기 평창올림픽을 알리는 문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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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역 외곽에 설치된 오륜기 조형물 /사진=김희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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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단과 관람객은 KTX를 타고 빠르고 편하게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 인근 역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원주~강릉 구간이 올림픽 핵심 수송수단이 되는 셈이다.

9시에 출발한 열차는 11시께 강릉역에 도착했다. 강릉행 여행객이라면 이른 아침에 출발해 강릉바다를 보며 이른 점심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역에서 강릉으로 가는 KTX가 개통하면 최단시간으로 1시간54분, 청량리~ 강릉 구간은 1시간34분이 소요된다"며 "전국 반나절 생활권의 정점을 찍는 셈"이라고 말했다.

강릉 해돋이와 경포호의 가지연 줄기를 표현했다는 강릉역은 은은한 디자인과 탁 트인 공간을 자랑했다. 현장에서 만난 강릉역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엔 여기에 올림픽 관련 본부가 만들어지게 된다"며 "이달 개통과 올림픽을 대비해 최종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역내엔 우선 까페와 편의점 각각 1곳이 들어서게 된다. 올림픽 이후엔 계약 등을 통해 관광객 편의시설을 더욱 확충할 예정이다.

강릉역 인근엔 다양한 관광명소가 인접해 있다. 동해를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커피거리가 조성돼 있는데다 20분 남짓 거리엔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역이 있다. 강원대 교수가 조성했다는 하슬라 박물관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대미술과 전시작품들이 발길을 끈다.

특히 강릉시는 강원선 개통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현지 관계자는 "관광수요를 위해 역 인근에선 크고 작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곧 지역활성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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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역에서 15분 인근에 위치한 동해 풍경/사진=김희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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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것은 이들 관광요소를 묶을 수 있는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원주~강릉 노선이 수도권 관광객들의 발길을 2시간 이내로 단축시켰지만 3곳의 명소를 빠르게 둘러보기 위해선 여전히 택시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코레일은 강릉시와 철도수요를 관광지와 연계할 시티투어버스를 논의해왔지만 구체적인 계획까진 이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주~강릉 구간의 인기는 개통 전부터 달아오는 모양새다. 13일 기준으로 이미 31일 강릉행 열차와 새해 첫 날 서울·청량리행 등 일부 열차는 대부분 매진된 상태다.

성탄절과 연말연시 예매율도 50%에 육박한다. 서울~ 강릉 구간의 KTX 예매율은 Δ23일 47.9% Δ24일 42.4% Δ25일 41.1% Δ내년 1월1일 41.8%다. 경부선(11.6%)과 호남선(7.1%)의 예매율을 크게 웃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개통으로 그 동안 승용차와 버스로 3시간 이상, 일반열차로 6시간 이상 걸렸던 강릉행 소요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시민들의 교통편의 개선은 물론 지역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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