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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도쿄 POINT] 한국과 일본, 마지막에 희비를 가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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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도쿄(일본)] 유지선 기자= 일본이 호기롭게 스타트를 끊었지만, 마지막에 활짝 웃은 건 한국이었다. '한일전'이란 특수성까지 더해진 동아시안컵 최종전, 미묘한 차이가 두 팀의 표정을 갈랐다.

한국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4-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무로 일본(2승 1패)을 제치고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경기 결과는 물론이며, 내용까지 일본을 완전히 압도했다. 일본에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한국도 최상의 전력이 아닌 것은 매한가지였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도 "베스트 멤버로 출전했다고 하더라도 한국에 이겼을지 모르겠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 이 악물고 '한일전'에 나선 신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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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언론은 이번 대표팀을 사실상 '3군'이라고 표현했다. 해외파 선수들은 물론이며, 우라와 레즈 소속 선수 5명도 제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라운드 위에서 개개인의 실력 차가 도드라지긴 했다. 하지만 더 큰 차이는 한일전을 맞는 양 팀 감독의 태도였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한일전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다. 무조건 승리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한일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 전부터 차이는 확연했다.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일본 선수들은 특별한 제스처 없이 각자의 위치로 향한 반면, 한국은 선발 멤버는 물론이며 벤치 멤버와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모여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승리를 다짐했다. 선수들의 다부진 각오가 어깨 너머로 고스란히 느껴졌다. 모두가 머릿속에 그리는, 그야말로 '한일전'다운 모습이었다.

# '한일전' 중요성 공감 못한 할릴호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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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일본은 한일전이란 석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부족했다. 할릴호지치 감독부터가 한국과의 라이벌 의식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7년 7개월 만에 한국에 당한 패배이자, 38년 만에 1-4로 패한 경기. 경기 종료 후 일본 취재진은 "일본 국민들은 오늘 경기 결과에 절망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한일전 패배가 어느 때보다 쓰라렸던 것이다. 그러나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누차 말했는데 일본 국민이 절망했다니, 나와는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2승을 거둔 건 훌륭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한일전 패배보단 앞서 거둔 '2승'을 주목했다.

"오늘은 한국이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고,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며 일본 팬들의 멍든 가슴에 한 번 더 대못을 박던 할릴호지치 감독은 "모두 좋은 연말을 보내길 바란다"는 덕담까지 던졌다. 까맣게 타들어가는 남의 속도 모르고 말이다. 기자회견장에는 어이없어하는 일본 취재진들의 표정도 더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투지가 사라진 일본과 한일전이 갖는 의미를 너나할 것 없이 가슴에 되새긴 한국, 이날만큼은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등 너나할 것 없이 이를 악물었던 한국이 승리할 자격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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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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