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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승기]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EV' 작지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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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쉐보레 볼트EV 계기판/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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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쉐보레 볼트EV. 앞에서 보면 작은데 측면부는 생각보다(?) 크다./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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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지은 기자 = 한국지엠은 내년 쉐보레 전기차 ‘볼트EV’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볼트EV는 올해초 들여온 물량이 일찌감치 동났을 정도로 인기 있는 전기차다. 완전 충전시 380㎞에 달해 실용성도 높다. 360㎞정도 충전돼있던 볼트EV를 받아서 서울 시내와 경기도 일대를 200㎞ 이상 주행해봤다.

볼트EV는 전장 4165㎜, 전폭 1765㎜, 전고 1610㎜로 소형차라고 하기엔 크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나 해치백이라고 부르기엔 작다. 특정 세그먼트라고 볼트EV를 한정하기 어려운 체격이다. 공차 중량도 1620㎏나 된다.

볼트의 강점은 외관상으로 “난 전기차야”라고 강조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듀얼 포트 그릴을 적용한 전면부와 날렵한 헤드라이트는 경쾌하다. 측면부엔 위로 흐르는 듯 상승하는 라인이 잡혀있다. 후면부 역시 해치백을 연상케하는 트렁크 게이트로 완성했다. 전기차라는걸 강조하기 위해 메탈릭한 장식을 억지로 달아두지 않는다.

사실 볼트 헤드라이트와 후면부에 쓰여져 있는 ‘EV’ 마크를 떼어내면 이 차가 전기차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인 차들이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뿜어내는 것과 다르다. 볼트EV는 원래 익숙하게 보던 차처럼 느껴진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면 볼트EV가 달릴 수 있는 거리가 계기판에 표시된다. 처음엔 360㎞였다가 서울역에서 영등포로 이동하면 352㎞로, 영등포에서 다시 부천으로 이동하면 341㎞가 돼있는 식이다. 숫자가 뚝뚝 줄어드는 것을 계속 확인할 수 있다. 분명 넉넉한 거리가 남아있는데 자꾸 숫자가 줄어드니 불안한 마음도 생겼다.

전기차는 느릴 것이란 편견도 볼트EV를 타면서 사라졌다. 처음 액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 가속력이 상상이상이다. 소음도 없지만 군더더기도 없다.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 ‘위잉’ 날 뿐인데 ‘치고 나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엄청난 가속력을 자랑한다. 초록불이 될 때 신호등 앞에서 나란히 서 있던 차들 사이에서 톡 튀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처음엔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볼트EV가 낯설었다. 엔진이 일하는 소리도 없고 진동도 없다. 속도를 낼 때 엔진 스스로 변속하지도 않는다. 기존 가솔린·디젤 차가 운전자와 함께 소통하며 달린다는 느낌이라면, 볼트EV는 조용히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역할에만 충실하다.

차체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도 편안했다. 물론 대시보드를 흰색으로 달아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시트의 배치나 2열 공간이 넉넉한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2열 공간은 키 180㎝가 넘는 남성이 앉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올해 1~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만75대(테슬라는 1~9월 신규 등록 물량)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6203대, 르노삼성 SM3 Z.E. 1569대, 기아 쏘울 EV가 1290대 팔렸다. 볼트 EV의 판매량은 457대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1만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지엠으로선 아쉬운 판매량이 아닐 수 없다. 초기에 물량만 넉넉하게 확보했어도 더 많은 볼트EV를 판매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내년엔 더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내놓는다. 전기차 SUV 뿐만 아니라 소형·준중형 세단들도 속속 발표될 예정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브랜드들까지 일제히 전기차 라인업을 보강한다.

전기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380㎞ 이상을 넉넉하게 달리는 볼트EV에 대한 관심도 더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볼트EV의 평범한(?) 디자인도 분명한 강점이다. 모두가 메탈릭한 장식이 번쩍번쩍한 ‘나 전기차요’라고 외치는 차를 타고 싶은 것은 아니다.

볼트 EV의 판매 가격은 4779만원. 옵션인 세이프티 패키지를 포함하면 4884만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후반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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