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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현직 대통령 최초 충칭 방문, 왜 충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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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칭(重慶)을 찾았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현직 대통령이 충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충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충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의 거점 도시란 점 외에도 우리나라 정치·경제적 상황과 여러가지로 맥이 닿아 있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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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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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일대일로 거점=충칭은 수도인 베이징보다도 많은 3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 최대의 공업도시다. 시 주석은 중국 내륙의 충칭을 중심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해 육·해상 실크로드를 복원하는 ‘일대일로’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중국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로와 도로를 연결하자고 제안했다. 유라시아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역시 시 주석과의 일대일로 정책과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충칭은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 일대일로의 출발점으로서 시 주석을 배려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측근이자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는 충칭시의 천민얼(陳敏爾) 당서기와도 16일 오찬 회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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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1876~1949·사진 가운데 왼쪽) 선생이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重慶)에서 열린 한국광복군 창설기념식(사진에는 한국광복군총사령부성립전례식) 직후 열린 오찬장에서 축사를 하는 사진이 처음 공개됐다. 이 사진은 독립기념관이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을 맞아 한국광복군을 재조명하기 위해 발간한 사진자료집 &#39;한국광복군,그 뿌리와 발자취&#39;에 실렸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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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건국 100주년 상징성=충칭은 1919년 상하이(上海)에서 시작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40년 옮겨와 1945년 광복 전까지 머물렀던 곳이다. 이곳에서 국군의 모태가 된 ‘한국 광복군’이 창설됐다. 문 대통령을 16일 충칭의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독립운동의 뜻을 기리고 독립유공자 후손을 격려할 예정이다. 1994년 복원돼 문을 연 충칭 임시정부 청사는 규모 면에선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의 10배 이상을 자랑한다. 그러나 옛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등 광복군 관련 주요 유적지는 충칭시 도심 개발로 사라져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1919년 임시정부 수립 시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으로 중국 소재 독립운동 유적지 복원 사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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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해 9월 하이닉스 중국 충칭 공장을 방문해 생산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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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사드 보복 여파 속에도 주요 기업 진출=문 대통령은 16일 오후 충칭의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 조치 여파 속에서도 지난 9월부터 충칭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5위였던 현지 판매 순위는 1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번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국내 기업인들을 위로하고 애로사항 등을 청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는 현대자동차 외에도 우리나라의 SK하이닉스 등이 진출해있다. SK그룹은 지난 2013년 충칭 지역에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건립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9월 이곳을 방문해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사드 보복조치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단 시일 내에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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