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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올해 배춧값 폭락에도 김치 수입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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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등 도소매업자 수입김치 수요 여전한 탓…올 가정용 김장 수요는 ↑]

머니투데이

올해 배추가격이 폭락했지만 김치 수입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토막난 배춧값에 국산 김치 수요가 늘면서 수입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간 결과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1~11월) 김치 수입량은 25만2099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것이다. 수입액은 1억1872만달러(한화 약 1294억원)를 기록했다. 최근 원화 가치가 오른 탓에 금액은 중량보다는 증가폭이 적어 전년 대비 8% 상승했다.

아직 12월 김치 수입량은 집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 김치 수입량은 27만8800톤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액 역시 1억3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김치 수입량은 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2005년 이후 급격히 늘어 2011년부터는 매년 22만톤 안팎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배추값이 한 통에 1만원 수준으로 폭등하면서 김치 수입량이 급격히 늘었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식당 등 도소매업자들이 저렴한 수입 김치로 눈을 돌린 탓이다. 일부 식품업체는 아예 중국산 배추에 국내 김장기술을 접목한 김치를 일반 소비자용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5만3432톤, 수입액은 1억2149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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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 금호읍 배추밭에 가격 하락으로 농가에서 수확을 포기한 배추가 꽁꽁 얼어 버려지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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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는 배춧값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배추값 상승 영향으로 올해 농가들의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약 20% 증가한데다 작황도 좋았기 때문이다. 올해 지나친 시세 하락에 배추밭을 갈아엎는 농가가 나오고 정부도 지난달 배추 2만6000톤에 대해 폐기·수매비축에 나섰지만, 김치 수입량은 도리어 늘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대폭 늘어난 수입김치 수요가 올해도 유지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배추가격 폭등으로 인해 국산 김치를 고집하던 자영업자들도 저렴한 중국산 수입김치로 눈을 돌렸다. 통상 한 번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원가를 낮춘 이후에는 식품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다시 국산 김치로 돌아올 가능성이 낮다. 국내 수입되는 김치의 99%는 저렴한 중국산이다. 올해 중국산 김치가격이 평년보다 더 떨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최선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팀 연구원은 "수입 김치는 대개 일반 식당에서 쓰기 때문에 매년 고정적인 수요가 있다"며 "한번 수입김치를 쓰기 시작하면 원가 문제 때문에 국산 김치로 전환하기 힘든데 작년에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배춧값에 영향을 받는 가정용 김장수요는 올해 증가했다"며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용 배추 포기수는 지난해 22.7포기보다 2포기 증가한 24.4포기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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