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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설] 너무 이상한 文 대통령 訪中, 대체 이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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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國賓) 방문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집단 폭행,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결례, 국빈 만찬 내용 비공개, 문 대통령의 '혼밥' 등 이해되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와중에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집단 폭행당해 뼈까지 부러진 한국 기자들을 향해 '맞을 짓을 했다' '중국이 할 일 했다' '더 맞아 죽었으면 좋겠다'는 글로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씨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폭력을 써서라도 일단 막고 보는 게 경호원의 정당방위 아닐까요'라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문 대통령 방중(訪中)이 이 사건으로 흠날까 봐 이런다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같은 나라 사람들로서 할 말인가. 그러자 중국 공산당 선전 기관은 '한국 네티즌들은 규정을 안 지킨 기자 잘못이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기자들은 규칙을 어긴 것이 없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중국이 한편이 돼 폭행당해 쓰러진 한국 기자들을 한 번 더 짓밟고 있다. 청와대는 언론에 '정상회담과 폭력 사태가 뒤섞이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13일 저녁과 14일 아침·점심 세 끼 연속 중국 인사와 식사하지 않은 것도 처음 보는 일이다.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3박 4일 방중 기간 열 끼 중 중국 쪽 인사와 식사한 건 국빈 만찬과 16일 충칭시 당서기와의 오찬 단 두 끼뿐이다. 중국 서열 2위 리커창 총리는 13일 베이징에 있었지만 문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15일 오찬을 제안했지만 거절하고 오후로 면담을 잡았다고 한다. 이게 무슨 국빈 방문인지, 이런 일도 있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방중 때는 처음 이틀 동안 시진핑 주석과 두 차례, 리커창 총리와 한 차례 식사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과 인사하며 팔을 툭 친 것도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무례한 행동이다. 한국 외교장관이 시진핑 주석을 친구 대하듯 팔을 툭 치는 일이 있을 수 있나. 그래도 청와대는 "친근하다는 쪽으로 봐달라"고 했다. 14일 국빈 만찬이 있었는데도 청와대가 내용을 설명하는 자료나 사진 한 장 배포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제기되자 하루 뒤 일부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이상하다. 청와대는 '양 정상의 모두 발언이 없다'는 이유로 만찬장에 취재 기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우리 국민은 국빈 만찬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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