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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정부 대외비 자료가 카톡방에, 코미디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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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범정부 차원 가상 통화 대책 회의의 보도 자료가 사전 유출된 것은 관세청 사무관이 퇴직한 전직 직원까지 참여하는 단체 카톡방에 자료를 올린 데서 비롯됐다.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검토를 요청하면서 사진으로 찍어 보내자 관세청 사무관은 이를 카톡방에 올렸다는 것이다. 카톡방에서 자료를 본 관세청 6급 주무관이 외부의 단체 채팅방에 옮겼고, 이것이 삽시간에 퍼졌다는 것이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비 정보가 어처구니없도록 허술하게 관리되며 카톡방을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대책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에 하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지 10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누군가가 정부 대책 강도가 약하다는 것을 미리 알고 대량 매수해 부당 이득을 보았을 개연성이 크다. 자료 유출 후 약 1시간 40여 분 뒤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대책이 별것 아니더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나돌았다. 정부 대책은 그로부터 2시간 20여 분 뒤에야 발표됐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주거 복지 로드맵의 일부 자료는 발표 이틀 전에 인터넷에 유출됐다. 2년 전 서울 면세점 선정 때는 비밀리에 진행되던 심사 정보를 관세청 직원 6~7명이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외부로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드러나지 않고 그냥 넘어간 기밀 유출 사례는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 느슨한 공직 기강 앞에 말문이 막힌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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