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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고] 평창올림픽, 모든 이들을 위한 스포츠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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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재미 한인 클로이 김, 韓은 동계 스포츠 영웅의 나라

미국은 한국의 우방이자 동맹… 평창의 성공 위해 함께 힘쓸 것

조선일보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올겨울 한국에서 제23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전 세계의 시선은 강원도로 향할 것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 준비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온 한국에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평창 대회는 6·25전쟁 이후 한국의 눈부신 성과와 역사적인 88올림픽 개최 이후 한국 국민의 성취를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다. 최근 나는 곧 개통될 서울~평창 KTX를 타고 올림픽·패럴림픽 경기장을 둘러봤다. 개막식 100일 전 모든 경기장을 완공한 한국은 축하받아 마땅하다. 우방이자 동맹으로서 미국은 한국을 지원하고자 하며, 평창올림픽·패럴림픽 대회가 최고의 대회 중 하나로 꼽힐 것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스포츠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선의를 전파하며 성별·국적·인종·신념의 경계를 초월하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올림픽·패럴림픽 대회도 우리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준다. 스포츠 참여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때 이 같은 힘이 실현된다.

나는 미국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 옥사나 마스터스 이야기를 듣고 깊이 감동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낙진으로 태아 때 방사능에 노출된 옥사나는 손과 다리에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년을 보육원에서 지내다 미국에 입양됐다. 치료 방법이 없었고 고통이라도 줄이기 위해 두 다리를 절단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의족 사용법을 배우면서 옥사나는 운동을 좋아하게 됐다. 조정으로 시작해서 사이클링, 크로스컨트리 스키까지 섭렵했다. 패럴림픽에 세 번 나가 은메달 한 번, 동메달 두 번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에서도 옥사나는 열정과 재능, 끝없는 노력을 보여줄 것이다. 그는 또한 누구나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면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줄 것이다.

옥사나 사례는 여학생에게 운동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동행한 멜라니아 여사는 샤이니의 민호,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조해리 선수와 함께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걸스플레이 2!' 캠페인 출범식에 참석해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얻는 담력·의지·팀워크 등에 대해 대화했다. "여학생들도 운동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멜라니아 여사는 스포츠에 참여할 기회를 남녀 학생 모두 똑같이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미국 여자 스노보드(하프 파이프 종목) 국가대표 클로이 김(17)이 미국 스포츠 대사 자격으로 방한했다. 클로이에게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을 물어본다면, 오래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부모의 지원과 희생 덕분이라고 말할 것이다. 클로이가 어렸을 때 아버지 김종진씨는 딸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100%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클로이는 여자 선수의 한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이 종목 최초로 1080도 회전 공중 점프에 성공했다. 스노보드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 이 사건 이전에는, 남자 선수만 그토록 어려운 점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 그리고 기량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청각장애 테니스 선수 이덕희 등을 보면 청년들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지원하고 옹호하는 데 가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평창에 모이고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통해 인간의 능력과 끈기의 절정을 목격하게 될 내년 2월을 기다리면서, 2018년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를 준비해온 한국 정부와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박수를 보낸다. 수년간 땀 흘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에게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이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관중과 시청자에게는 지워지지 않을 인내와 승리의 표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평창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새롭게 각오를 다진다. 모든 이가 스포츠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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