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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터뷰] 정우성 "로힝야족의 참혹함, 몇 마디 말로는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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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영화 안에 있을 때가…" (http://bit.ly/2AzJqC9)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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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오늘 목요일 문화초대석을 진행하겠습니다. 영국에 이어서 아일랜드에서도 로힝야족 탄압에 대한 항의 표시로 미얀마 정치지도자 아웅산 수지에 대한 명예시민권을 박탈했다는 소식을 앞서 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렇게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는 국제적인 공분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배우 정우성 씨가 바로 지난주 이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국제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현장에 간 건데, 오늘(14일) 정우성씨와의 2년 만에 두 번째 만남이지만 영화 이야기보다도 난민촌 취재기가 될 것 같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2년 만입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네, 잘 지내셨어요?]

[앵커]

잘 지냈습니다. 오늘은 영화배우라기보다 어찌 보면 리포터 역할을 하셔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그렇죠. 친선대사가 하던 일이 결국 그런 리포터 역할이니까요.]

[앵커]

올해 초에 이라크 난민촌을 다녀오셨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또 여기를 다녀오셨기 때문에 그냥 저희들이 듣기로는 이런 친선대사가 한 해에 두 군데 이렇게 좀 이런 지역을 다녀오는 것은 매우 좀 유례가 없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특별히 가신 이유가 있을까요?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저도 방문을 결심을 하고 나서 기구에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사실 11월 말에 UN난민기구 최고대표 필리포 그란디 대표가 방한을 했었어요. 그래서 같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로힝야 난민 캠프에 대한 아주 참혹한 실상을 얘기하면서 굉장히 심각하고 빨리 국제사회에 알려야 된다는 절실함을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에 전달되는 말은 본인이 만난 여성 대부분이 강간을 당했고 아이의 대부분이 눈앞에서 부모의 죽음을 목격했고 그리고 부모의 대부분이 아이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이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20년 전 르완다 대학살보다 더 심각한 지금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전해 듣고 그래서 그러면 나라도 빨리 한번 가봐야 되겠다 싶어서 결심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세상에서 가장 긴 해변이 있는 휴양지 그러면서도 난민촌이 또 있어서 극과 극이 만나는 곳인 것 같습니다. 쿠투팔롱 난민 캠프라고 했는데 어떤 곳인지 잠깐 소개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쿠투팔롱 난민촌은 사실 좀 역사가 됐어요. 미얀마 접경지대에 있는 방글라데시의 도시인데 90년대 중반부터 미얀마 안에서 로힝야족 사태가 문제시됐죠. 그래서 미얀마 군부에서 로힝야족을 불법 이민자라고 선포를 하면서 내몰기 시작을 했거든요. 그래서 계속해서 로힝야족들이 넘어오기 시작하면서 현재 30만 명 정도의 로힝야족들이 보호를 받고 있었던 지역이에요. 그런데 이번 8월 25일 폭력사태가 심각해 지면서 3개월 동안 거의 62만 명의 난민이 급격하게 넘어오게 된 상황이죠. 그래서 로힝야족들은 이제 생활의 습성이 아는 사람을 찾아서 그 주변에서 생활하는 게 그 민족의 습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쿠투팔롱이 먼저 만들어진 캠프니까 먼저 넘어온 사람이 그쪽에서 아는 사람들을 찾아서 계속해서 밀집해서 인도 밀도가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 펼쳐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서 보니까 인구밀도도 참혹하고 그리고 화재가 났을 때 엄청난 또 재앙이 불러올 수 있겠구나. 그러면서 이제 또 급격히 늘어나는 또 난민의 숫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쿠투팔롱 외곽지역에 AA존부터 VV존까지 한 20개 지역으로 나누어서 난민보호 구역들이 만들어지고 있고요. 그래서 제가 다녀온 곳은 쿠투팔롱이랑 OO지역을 다녀왔죠.]

[앵커]

그렇군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로힝야족, 미얀마 북서부 리카주라고 하나요?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라카인주.]

[앵커]

거기에 주로 사는 분들인데 대개 버나. 옛날 이름이 버나죠. 버마족들은 불교도고 이분들은 이제 이슬람족. 그래서 인정을 못 받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종교적 문제도 있는데 19세기에 영국이 신탁통치를 하면서 미얀마를 착취를 하기 위해서 또 그쪽 로힝야족을 유입시키면서 로힝야족을 이용한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런 역사적인 어떤 갈등구조가 성립이 돼 있더라고요.]

[앵커]

만난 사람들을 좀 저희들이 영상으로 좀 볼 텐데 짧막하게 설명을 들으면서 진행을 하도록 할까요? 첫 번째 영상을 잠깐 보여주시죠. 어떤 분입니까, 이분은?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제가 첫 번째로 쿠투팔롱 지역에서 트랜스퍼센터라고 있어요. 난민이 처음 들어오면 난민 가족 상태라든지 여러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서 있는 센터인데 그 안을 둘러보다가 저 어머니께서 앉아계시더라고요. 조우라라는 이름을 가지신 분인데 남편의 죽음을 이겨내고 좀 자기 고향에서 버티려고 하는데 결국 딸의 남편 그러니까 사위의 죽음까지 맞닥뜨리면서 세 딸과 함께 미얀마에서 이쪽 캠프로 넘어오신 어머니시죠.]

[앵커]

그렇군요. 두 번째 분을 좀 만나보죠. 오늘 대략 한 세 번을 볼 텐데 두 번째입니다. 이분입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이 사람은 코티샤라는 임신 7개월 된 여성분이에요. 그런데 남편이 집 밖으로 끌려나가서 바로 총살당하는 걸 보고 탈출을 하게 된 여성분인데 남편의 죽음을 얘기할 때 굉장히 무미건조하게 얘기하더라고요. 마치 그 현실에서 도피하고 있는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눈빛으로 얘기를 하는데 굉장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앵커]

다음 화면을 보겠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이 아이들이 로힝야족 아이들인데 아이들의 대부분이 부모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래서 그런 어떤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심리치료를 위해서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만들어서 같이 놀이를 하면서 그런 심리치료를 해 주는 공간이죠. 그래서 UN난민기구가 운영하는 캠프 안에는 그런 아동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저런 놀이 공간들이 늘 마련이 돼 있어요. 그리고 또 이제 로힝야족의 지금 아동 비중이 55%거든요.]

[앵커]

알겠습니다. 다 봤습니다. 준비된 화면은 다 봤는데 제가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물론 그동안의 활동내역을 잘 알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 전에 제가 가졌던 일종의 편견이라고 해도 할 수는 없겠습니다. 혹시 이런 친선대사 이렇게 하시면 죄송한 말씀이나 이름만 걸어놓고 계신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솔직히 한 건 맞는데 그 생각은 전부터 좀 바뀌기는 했습니다마는 오늘부로 완전히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앵커]

실제로.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그런데 난민기구와 친선대사를 하기 전에는 난민기구와의 계약서도 있어요. 그리고.]

[앵커]

계약서 때문에 움직이시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그건 아니에요. 이제 또 자발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어디를 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먼저 하게 되는 거고 그리고 또 캠프를 방문하면 할수록 내가 왜 또 찾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저에게 주어지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또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UN난민기구 직원들을 보면 그들이 엄청난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어떤 존경심도 생기고 있어요.]

[앵커]

로힝야족에 대한 얘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할 텐데요. 물론 더 듣고 싶은 얘기도 있습니다마는 모시면서 오늘 영화 얘기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를 잠깐 고민했는데.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저는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오히려 뉴스룸에 폐를 끼치는 것 같더라고요.]

[앵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개봉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또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것도 더 좀 이상할 것 같아서.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개봉했습니다. 이 정도만 할까요.]

[앵커]

할 건 해야죠. 강철비가 오늘 개봉했죠.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맞습니다.]

[앵커]

그 영화 내용이 제가 듣기로는 북한에 쿠데타가 일어나서 북한의 제1인자를 데리고 한국으로 넘어오는 특수요원.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그렇습니다.]

[앵커]

제1인자는 그러면 그 사람입니까?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그 사람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저희는 북측 1호라고 칭하는데.]

[앵커]

북측 1호. 대개 지금의 이런 상황이 좀 벌어질 걸 예상하고 만든 영화입니까?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그렇지는 않아요. 사실은 이제 감독인 양우석 감독이며 원래 이제 예전에 2001년에 그런 웹툰을, 국가 관련된 웹툰을 연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서 지금 현 시점에서 있을 법한 얘기, 상상할 수 있는 얘기는 무엇일까. 그래서 이제 지금 현재의 스토리로 각색을 하고 그래서 새로 만든 거죠.]

[앵커]

그렇군요. 저도 가서 좀 보겠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그런데 그냥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까 왜 로힝야족을 방문하고 돌아오신 그 얘기를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많이 해 주셔서 제가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아니에요. 사실은 현장에서 느꼈던 그들의 참혹함은 이 몇 마디 말로 전하기에는 참 모자란 게 많거든요. 저 캠프 보이시는 사진으로 보면 저곳에 올라가면 끝이 안 보이는 캠프의 대열이 그리고 저곳에는 전기도 없고 식수 문제, 식량 그리고 의료, 교육 그리고 대다수의 아이들이 맨발로 집에서 때울 땔감을 가지고 이렇게 걸어 다니는 모습들을 보면 내가 여기서 몇 마디 했다라고 그들의 아픔을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난민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관심을 가져야 되느냐고 질문을 하세요. 그런데 사실 이렇게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도 사실은 분단국가이고, 세계 유일의. 그리고 6.25라는 전쟁을 겪었고 실향과 난민에 대해서는 어떤 민족보다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라는 여지도 있고 또 국제사회의 도움도 받았고 그리고 국제사회. 시민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그들에게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앵커]

그렇죠. 알겠습니다. 바로 그런 취지에서 또 다녀오시기도 한 거고요. 2년 만에 만나는 정우성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우성/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배우) : 감사합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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