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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JSA 귀순 당시 北 초소 포격 태세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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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軍 조준사격 했으면 응전” / K-9 자주포·‘천무’ 비상대기 확인 / “상황 오판했으면 군사충돌 가능성”

세계일보

지난달 북한군 병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당시 군의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이 유사시를 대비해 비상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소식통은 14일 “북한 병사 귀순 당시 JSA 내에 2개 소대 병력이 충원된 것 외에도 인근 전방사단 포병전력이 비상대기 중이었다”면서 “만약 우리 군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하거나, 북한군 포병전력이 움직였다면 K-9 자주포와 천무가 북한군 초소 등을 타격하는 상황이 빚어졌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포병전력은 JSA 북한군 4초소를 타깃으로 정해 TOT(Time On Target·동시 탄착) 사격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OT 사격은 동일 시간에 여러 발의 포탄을 같은 목표에 떨어뜨리는 포격술이다. K-9 자주포는 이러한 TOT 사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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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에도 남쪽 향해 뛰는 귀순병사 2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유엔사가 공개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병사 영상 화면. 필사적으로 남측을 향해 뛰고 있는 귀순병사(앞쪽) 뒤로 북한군의 추격조가 따라붙어 총격을 가하며 뒤쫓고 있다(원 안). 유엔군사령부 제공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초소와 포병전력에 대한 군의 표적 관리는 익히 알려져 있으나, 유엔군사령부가 관리하는 JSA 내 북한군 초소까지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포병전력의 비상대기는 JSA 대대장 등 장병 3명이 귀순 병사를 무사히 구출할 때까지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귀순 병사를 구출한 JSA 대대장이 상부 보고를 통해 북한군이 우리 군을 향해 조준사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 K-9과 천무 등 포병전력을 동원하지 않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자칫 대대장이 상황을 오판하거나 잘못 전달했어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군 추격조가 우리 군을 향해 조준사격을 하지 않은 것이나, 추격조 가운데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황급히 되돌아간 것은 우리 군의 표적이 될 수 있고 남북 간 우발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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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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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다연장 로켓.


K-9 자주포는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대응사격에 나서 유명해진 국군의 대표적 포병전력으로 서부전선에 수백 대가 배치돼 있다. 천무는 넓게 포진한 적을 단번에 휩쓸 수 있는 다연장 로켓(MLRS)으로 여러 발의 로켓을 상자형의 발사대에 수납해 동시 발사가 가능하다. 기동성이 우수하며 짧은 시간에 강력한 화력을 목표 지점에 집중해 퍼부을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80㎞로 K-9 자주포의 2배다. 2015년 전력화됐다.

한편 귀순 병사 오창성(25)씨는 걸어 다닐 정도로 건강을 회복해 이날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귀순 동기 등에 대한 군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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