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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뉴스분석]조성진 부회장 1년 최대매출 불구 웃지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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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지난 2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7’ 개막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G6 공개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 사진=LG전자 제공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단독 최고경영자(CEO)에 오른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조 부회장은 TV·생활가전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12월1일 LG전자 단독 CEO에 올랐다.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지휘아래 각 사업본부장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가, 구 부회장이 ㈜LG로 이동하면서 생활가전을 맡고 있던 조 부회장이 승진과 함께 단독 CEO가 됐다.

이제 1년을 갓 넘기 조 부회장은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올 3분기까지 매출액 44조4327억원, 영업이익 2조10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5%, 53.1% 늘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액 60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5400억원 수준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매출 60조원은 지난 2014년 59조408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조 부회장의 성과가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그럼에도 조 부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기는 어렵다. 조 부회장은 단독 CEO로 취임하면서 생활가전 사업본부의 성공 DNA를 스마트폰에 불어넣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스마트폰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7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조 부회장 취임 후 사실상 첫 성적표인 올 1분기에는 MC사업본부가 적자폭을 2억원까지 줄이며 ‘조성진 매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는 MC사업본부가 지난해부터 진행한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였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었고 올해 상반기 갤럭시S8의 출시를 한달가량 늦춘 것도 LG전자에게 반사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LG전자 MC사업본부는 2,3분기에 적자폭이 다시 수천억원대로 확대됐다.

생활가전 성공 DNA를 스마트폰에 이식하겠다는 조 부회장의 야심도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6 공개행사에 깜짝 등장한 조 부회장은 “G6가 LG전자 모바일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지난 9월 V30 공개 행사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G6 공개 때는 일부러 스페인까지 날아갔던 것과 달리 V30 공개 때는 행사가 열린 독일 ‘IFA 2017’에 참석하고도 V30 공개 행사장은 찾지 않았다.

올해 LG전자 연말 임원인사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졌던 조준호 사장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달리 조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조 부회장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부회장은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옷을 입힌 스마트폰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시그니처 스마트폰의 아이디어는 조 부회장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300대 한정 수량으로 국내에서만 출시되는 시그니처 에디션의 출고가는 200만원 안팎이 예상된다. 조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의 돌파구로 초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다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초고가 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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