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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경제 자신하지만…저인플레 발목에 긴축 속도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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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물가상승률 전망은 1.9% 유지

-저인플레 원인 두고도 과거진단 되풀이

-“저인플레 장기화” 위험 경고음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견고한 경제성장 지표를 근거로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향후 몇년 간 금리인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연준 물가안정 목표치(2%)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낙관에 시장은 우려를 표시했다.

13일(현지시간)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내년 3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점도표(경제전망치)에 따르면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은 2.1%, 2019년은 2.7%로 각각 추산됐다. 2020년께엔 3.1%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 앞서 2.8%의 장기 추정치를 상회했다.

헤럴드경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0.25%p 인상했다. 연준은 내년 3차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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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낙관적 경제성장 전망에 기반한 것이다. 연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5%로,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2.5%로 올렸다. 연준은 특히 완전 고용상태에 가까운 실업률(11월 기준 4.1%) 등 노동시장 호조가 미 경제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낮은 물가는 여전히 연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물가 상승률에 대한 내년 전망은 지난 9월에 발표했던 1.9%에서 바꾸지 않았다. 저물가가 지속되는 것에 대한 뾰족한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날 성명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목표치 2% 이하를 밑돌 것이지만, 중기적 목표로 “안정화”를 예상한다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성장 지표와 함께 경제전망에 대한 단기적 위험이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개선 여부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의장 역시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을 일시적 요인 때문으로 본다”며 지난 정례회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진단을 내놨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그러나 변동성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 상승에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치(0.2%)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 경제지 포춘은 연준이 지난 6월 정례회의 이후 내놓은 동일한 진단을 이날도 반복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부진한 물가상승률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아직 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연준이 물가 상승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내놓지 못하면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져 저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신뢰도도 훼손돼 향후 통화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FOMC 위원들 사이에서도 금리인상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0명 가운데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FOMC 위원들 사이에서 2명 이상 의견 불일치가 나온 것은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회의 때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향해 상승하는 조짐을 보일 때까지 금리 인상에 계속 반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번 금리인상 시점으로 예상되는 내년 3월 금리인상 확률은 전날 66.9%에서 이날 성명서 발표 후 45.1%로 하락했다. 반대로 금리 동결 예상은 33.1%에서54.3%로 뛰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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