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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시진핑 마음을 얻어라” 文대통령, “난징대학살, 동병상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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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중 첫날, 중국 현대사 최대 비극 난징대학살 추모 “깊은 동질감”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하루 앞두고 사드·북핵·평창 다목적 포석

“비온 뒤 땅 더 굳어진다” 한중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패러다임 강조

한중 경제장관회의 신설 및 반도체·철강 등 산업별 민간 협의채널 활성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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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방중 첫날 ‘난징대학살’과 관련해 “동병상련의 마음”이라고 추모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올인했다. 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밝혔다.

◇文대통령, 노영민 주중대사에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 참석 지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 3박 4일간의 강행군에 돌입했다. 특이한 점은 노영민 주중대사가 공항 영접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이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에 참석했기 때문. 문 대통령은 “대사가 대통령을 영접하러 공항을 나오는 것도 중요한데 (난징대학살 추모식이) 중국의 중요한 국가적 행사라고 하니 대사가 직접 참석해서 뜻을 기리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

난징대학살은 ‘중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중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이다.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시에서는 30만명 이상(중국 측 추정)의 중국인이 일본군 총칼에 처참하게 숨진 사건이다. 문 대통령은 방중 첫날 재중 한국인 오찬간담회와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도 난징대학살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라면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난징대학살 추모를 강조한 것은 14일 오후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성공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상대국 정상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 앞서 문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CCTV와의 인터뷰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말과 행동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며 오랜 친구관계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번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대 현안은 한중 관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던 사드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완전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 또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전제 조건없는 대북대화 제의’와 관련해 북핵문제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협력도 절실하다. 아울러 내년 2월로 예정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양국 협력도 중요하다.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서 ‘FTA 서비스·투자협상 개시’ MOU 체결”

문 대통령은 방중 첫날 한중 양국이 사드갈등에서 벗어나 보다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민 400여명을 베이징 시내 한 호텔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그동안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저와 국민들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양국 신뢰가 회복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 ‘새로운 25년을 향한 한중 경제협력 방향’을 주제로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 기업인 600여명을 만나 그동안 경색됐던 민간 경제 교류의 본격적인 재개와 양국간 교역 및 투자활성화를 주문했다. 한중 양국은 사드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문화적으로 최대 협력 파트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제3대 교역대상국이다. 인적교류도 늘어서 한 해에 1000만명 이상의 국민이 양국을 방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의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 패러다임을 위해 3대 원칙과 8대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발효 3년 차인 한중 FTA는 양국 경제협력의 근간”이라면서 “양국 기업들이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검역, 통관, 비관세 장벽 등 교역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내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을 개시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면서 “양국 기업의 서비스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상호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한중 경제장관회의 등 정부 부처간 협의 채널을 열고 반도체, 철강 등 산업별 민간 협의 채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교역분야 다양화와 디지털 무역 △4차 산업혁명 협력 강화 △벤처·창업 및 에너지·환경분야 협력 확대 △인프라사업 공동진출 △민간 교류·협력 활성화 등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중 비즈니스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구자열 LS 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김영민 SM 엔터테인먼트 사장,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중국 측에서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장쩡웨이 회장, 북경기차 쑤허이 회장, 바이두 리옌홍 총재, TCL 보롄밍 총재, BYD 왕찬푸 총재, CATL 로빈 쩡 총재, 중국국영건축공정총공사(CSCEC) 정 쉐시엔 부총경리, 시노펙 류중윈 부총재, 화웨이 펑중양 부총재, 샤오미 황짱지 부총재, 신희망그룹 왕황 부동사장, 푸싱그룹 리하이펑 고급부총재 등 중국 유수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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