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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밀착취재] 빅이슈 판매원이 남긴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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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나는 '카이'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나이가 60이 넘다 보니까"

엑소 카이가 표지모델로 재능기부한 빅이슈 168호는 창간 이후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다. 그런데 빅이슈 판매원은 독자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과연 그 사연은 무엇일까?

지난 8일 혜화역 4번 출구 앞 체감온도 영하 11도의 추운 날씨. 길 한복판에 한 남자가 섰다. 그는 빅이슈 판매원 문홍우(66)씨다.

세계일보

"힘들어도 웃으면서"

"아, 저 사람들 내 책을 많이 팔아줬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하니까 즐겁더라고요"

"안 팔린다고 인상 찌푸리면 책도 더 안 팔려요"

그가 '빅판'이 된 지 만 2년, 그동안 삶이 많이 바뀌었다.

"30권을 포장 해야되지 싶어요"

"이거(빅이슈) 처음 포장할 때는 속도가 느렸는데"

"지금은 포장하는 속도가 좀 빨라졌어요"

세계일보

"빅이슈 판매하기 전에는 노숙자로 쉼터에 왔다 갔다 하고 교회 같은 데 왔다 갔다 하고 빅이슈 들어오고부터 저축을 열심히 해서 임대주택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우, 지금 말도 못 합니다"

"너르고 샤워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사람들 반응이 없을 때, 그때가 좀 힘들어요"

"제일 힘들었을 때가 하루에 3권 팔 때가 있었어요"

"3권 팔았지마는 그래도 늘 웃으면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웃으면서 해야죠"

세계일보

빅이슈는 한 부당 5000원에 판매되는데 그중 2,500원이 빅판의 수입이다. 하루 6시간 노동 끝에 3권을 팔았으면 총 7,500원을 번 셈이다. 12월 1일 엑소 카이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빅이슈168호 표지모델이 되었고 지금까지 2만 8천 부, 창간 이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야, 카이다"라고 하면서 길 가다가 환호하는 독자분도 계시고, 어떤 때는 오셔서 각 10권씩 20권 사가시는 분도 계시고, 핫팩을 갖다 주셔서 신발 안에도 넣고 호주머니에도 넣고 따뜻한 음료수도 주시고 그래서 뭣이 빨리 일이 끝나더라고요"

"그렇게 사가 버리니 책이 금방 떨어지잖아요"

"그런데 책을 많이 가져가신 판매원 분들은 괜찮은데 나 같은 경우는 준비한 책이 조금 모자라서 독자 분들한테 좀 죄송스럽게 느낍니다"

"먼 데서 오신 분도 계시고 부근에서 오신 분도 계시지만 왔는데 책이 없으니깐 내가 미안하죠, 못 드려서"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문홍우 씨의 판매량은 총 280부이다.

하루 50,000원을 번 셈이다.

촬영·편집=서재민 기자 seota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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