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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PL] 맨시티의 독주…사상 초유 '1월 우승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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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이 전례없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축구종가 100년 역사상 유례가 없던 단일시즌 14연승 대업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 때문이다. 리그 총 38라운드 중 16라운드까지 소화한 맨시티는 12월 중순 현재 15승 1무, 승점 46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치른 맨체스터 더비, 그것도 적지인 올드 트라포드 원정으로 치른 경기에서마저 압도적인 위용을 과시했다. 1위 맨시티와 2위 맨유(승점 35점)의 격차는 11점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EPL은 시즌 중 12월 일정이 가장 혹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선두권 경쟁을 벌이는 팀들은 UEFA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부상자와 피로누적 등 필연적으로 다양한 변수에 시달린다. 여기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평균 3일 마다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박싱데이' 일정까지 닥치면서 12월은 상위권 팀들 간 순위싸움은 물론 우승 타이틀 경쟁에도 가장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기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2017/2018 시즌은 확연히 다르다. 현재 분위기상으로는 리그 내에서 선두 맨시티의 대항마로 거론될 수 있는 팀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결정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맨체스터 더비마저 제압하면서 맨시티의 조기 우승 가능성은 그 어떤 시즌보다 높아졌다. 맨시티는 리그 전반기에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물론 리버풀, 아스날, 맨유 등 상위권 내 경쟁팀들을 압도적인 전력 차로 모두 격파했다.

12월 중순까지 리그에서 맨시티에 유일하게 패하지 않은 팀은 지난 8월 22일 치러졌던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에버튼이다. 당시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가장 득점 성공률이 높은 최상위 공격수 중 한 명인 웨인 루니의 선제골로 무승부를 이끌어 냈다. 에버튼을 자신들의 홈으로 불러들인 경기였음에도 맨시티는 경기 종료 3분 전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0-1 패배 위기에 몰리다 스털링의 득점으로 어렵게 무승부를 챙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무승부는 이후 맨시티가 14연승 가도를 달리는 귀중한 자양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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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로 불리던 팀들 간의 전력 격차가 크지 않던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어리그는 5월 치르는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팀이 극적으로 갈리는 드라마들이 수 차례 연출되기도 했다. 1위 팀의 승무패를 떠나 다른 경기장 결과까지 감안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연출돼 역전 우승의 짜릿한 묘미도 존재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자체가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오고가는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구단 간 자금력과 선수단 운영규모의 격차는 겁잡을 수 없이 벌어졌고 우승권 팀과 중, 하위권 팀들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전력 수준의 차이가 발생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약 10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을 퍼부은 '머니 구단'의 성과에 좋은 감독, 훌륭한 선수단까지 탄탄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클럽 역사는 물론 유럽 축구계 전체를 통틀어도 비교불가한 업적의 정점을 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90년대 프리미어리그 출범 전까지만 해도 맨체스터 지역 내에서 대등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던 맨유와 맨시티는 그러나 퍼거슨 감독 체제 이후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체제 하에서 성적은 물론 마케팅과 경영 등 외적인 부분에서도 잉글랜드를 넘어 글로벌 규모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엄청난 격차를 보여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만년 중위권 팀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던 맨시티는 유럽 무대는 고사하고 자국 내에서도 상위권 클럽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 10년 사이의 일이다. 중동의 억만장자인 만수르 가문이 구단을 인수하지 전까지 맨시티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록그룹 오아시스였을 정도다. 그러나 2011/2012 시즌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한 맨시티는 이후 유럽 제패라는 2차 목표를 잡고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눈 먼 투자를 감행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맨시티는 지난 2016년 7월 세계적인 명장인 펩 과르디올라까지 영입에 성공하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권에 가시적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2016/2017 시즌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경험한 과르디올라는 한 시즌 동안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 개막을앞두고는 강력한 더블 스쿼드 체제를 구축해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70년대 컵위너스컵 우승 이후 유럽 무대 정상에 서 본 적이 없는 맨시티는 리그 우승 판도가 예상보다 일찍 결정될 경우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 역시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지금의 기세라면 맨시티의 리그 우승은 여타 시즌들처럼 2월이나 그 이후가 아닌 1월 초, 중반에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해도 맨시티가 리그에서 5연패 이상을 이어가지 않는 한 반환점을 도는 19라운드(박싱데이 기간) 이후에도 2위 팀과 현재의 격차를 유지할 경우 산술적으로 역전 우승 자체가 불가능 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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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전례가 거의 없던 '1월 우승 확정' 시나리오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치러지는 리그 18라운드 맨시티와 토트넘전은 전반기에 남은 마지막 빅매치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맨시티가 이번 시즌 만나지 않은 팀들 중 일격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상위권 팀은 이제 17일 이티하드 스타디움 원정으로 경기를 치르는 토트넘이 사실상 유일하다. 토트넘은 실제로 지난 2016/2017 시즌에도 첼시의 우승 경쟁 체제 독주에 제동을 거는데 성공한 유일한 팀이자 콘테의 스리백에 대항할 해법을 제시한 유일한 팀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다 맨시티의 약점으로 거론됐던 수비라인의 중추인 카일 워커가 토트넘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선수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은 맨시티의 약점을 현 상황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감독 역시 토트넘의 포체티노라는 점에 설득력이 실린다. 더욱이 토트넘은 지난 시즌 치른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도 맨시티를 상대로 1승 1무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자신들의 홈에서 치른 첫번째 대결에서는 상대 수비수 자책골과 알리의 추가골로 2-0 완승을 챙겼으며 맨시티 원정으로 치른 두번째 대결에서도 경기 막판 손흥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쳤다.

손흥민이 특히 맨시티전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2016/2017 시즌 맨시티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10월 첫번째 대결에서는 알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1월에 치른 두번째 대결에서는 후반 교체투입돼 귀중한 무승부를 이끄는 2-2 동점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었다. 공교롭게도 절묘한 타이밍에 맨시티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막중한 목표를 눈 앞에 두고 있는 12월 중순 현재 토트넘에서 가장 물 오른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손흥민이다.

더욱이 리그 순위가 어느덧 7위까지 떨어진 토트넘으로서도 맨시티 원정은 '사생결단' 승부다. 이 경기에서마저 패할 경우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권 수성에 사실상 적색등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1월 조기 우승 확정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근 세 시즌을 통틀어 유일무이하게 '우승 브레이커'의 존재감을 과시해 온 토트넘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경기는 오는 17일, 맨시티의 홈인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우리 시간으로 새벽 2시 30분 킥오프할 예정이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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