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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 첨단 공군편대, '美봉쇄선' 뚫고 서태평양서 대규모 원양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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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전투기·전자전기·조기경보기·공중급유기 등 편대구성

일본·대만부근 경유, 美의 中봉쇄 '제1열도선' 통과 서태평양행

시진핑 "세계 최고군대 양성" 천명후 中공군 거침없는 대양 진출

연합뉴스

일본 자위대가 촬영한 중국 공군 폭격기 '훙-6'
홍콩 동망 캡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양성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지에 따라 중국 공군이 미국의 봉쇄선을 뚫고 서태평양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동방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11일 '훙(轟)-6' 폭격기와 '수호이-30' 전투기, '젠(殲·J)-11' 전투기, '윈(運)-8' 전자전(電子戰)기, 정찰기, 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원양훈련을 했다.

중국군 동부전구(戰區)와 남부전구가 함께 참여한 이 훈련에서 공군 편대는 오키나와 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의 미야코 해협을 지난 후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스 해협을 경유해 서태평양에 진출했다.

더구나 '훙-6' 폭격기는 사정거리가 2천㎞에 달하는 '창젠(長劍)-10'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했으며, 이를 호위한 전투기들도 미사일을 장착해 실전을 방불케 했다.

이 편대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통과하자 일본 자위대 'F-15' 전투기들이 긴급 대응출격에 나섰으며, 대만 영공 주변을 비행할 때는 대만군 전투기와 군함이 출동해 동태를 감시했다.

선진커(申進科) 중국 공군 대변인은 "인민해방군의 원양(遠洋) 기동능력을 높이고, 원양 실전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및 대만과의 충돌 위험을 무릅쓰고 감행하는 최근의 서태평양 진출 훈련이 시 주석의 국방 현대화 계획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19차 당 대회 후 인민해방군은 새로운 시대에 부응해 실전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일련의 원양훈련을 전개했다"며 "이미 정해진 계획에 따라 향후 훈련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내용을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 연설에서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50년까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양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연합뉴스

서태평양 진출 훈련에 참가한 중국 공군 전투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이번 훈련은 미국이 설정한 중국 봉쇄선을 뚫고 태평양 지역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제1 열도선'으로도 불리는 중국 봉쇄선은 미국이 냉전 시대 이래 중국의 진출을 막기 위해 일본과 대만, 필리핀에 걸쳐 설정한 저지선이다. 1951년 존 포스터 덜레스 미 국무장관이 처음 제안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미야코 해협과 바스 해협은 중국군이 서태평양에 진출할 때 거쳐야 하는 주요 경로"라며 "중국군이 이 경로를 지나는 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서태평양에서의 존재감과 실전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은 일본과 겹치므로 중국 공군이 이 지역을 지날 때는 일본 공군이 반드시 대응 출격한다"며 "이것이 오히려 중국 공군이 실전 대응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군이 부쩍 원양훈련을 강화하는 것이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콩의 군사평론가 량궈량(梁國梁)은 "중국의 평화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미국의 갈등으로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인민해방군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여러 군구와 군종(軍種)이 함께 참여하는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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