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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틸러슨 파격제안…"北 무조건 만나서 대화하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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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대화전제 '핵폐기→도발중단' 공식천명

"北 휴지기 있어야 대화…외교 실패시 군사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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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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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파격 제안을 건넸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최한 정책포럼에 참석해 "북한이 원하는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제조건 없는 첫 만남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냥 만나자. 당신들이 원한다면 날씨에 대해서 얘기할 수도 있다"며 "당신들이 흥미를 갖는 게 테이블이 사각인지, 둥근지라면 그에 관해 얘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앉아 얼굴을 맞대야만 비로소 우리가 어디로 나아갈지를 다룰 로드맵을 펼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북·미가 가벼운 주제로라도 첫 대화를 시작하고 북핵 등의 무거운 주제는 그 이후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다.

트럼프 정부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회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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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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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북한에 무기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 있는 계획이 아니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가 된 테이블로 와야만 우리가 대화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그들(북한)은 그것(핵과 미사일)에 너무 많은 투자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관해 매우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예비 대화를 시작할 한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등의 무기를 추가 시험하지 않는 "휴지기(period of quiet)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만약 대화 중간에 시험이나 추가 도발을 한다면 대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북한에 주의를 줬다.

이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제에서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존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 몇보 뒤로 물러난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대북대화 조건으로 '핵폐기'를 고수해왔으나 올 중순부터는 이를 '도발중단'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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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8차 군수공업대회가 12일 폐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군수공업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노동신문) 2017.12.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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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 일단 대화해보고 싶다는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김정은에 관여하는 게 과연 어떠할지 모르는 부분이 정말 많다"며 "대화를 시작하려면 처음으로 내 상대가 누구인지, 그들의 판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미국 정부가 바라는 구체적인 휴지기의 조건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실험을 60일간 중단한다면 직접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미 국무부의 최근 계획이라고 전했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미국이 대북 군사옵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만약 대북외교가 통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실패'한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따라서 북한이 '나쁜 선택'을 한다면 그 이후에는 군사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시사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 뒤에는 강력한 군대가 있다"며 "만약 북한이 나쁜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준비됐다"고 전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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