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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라이프+] 새해 새 기운…행운 부르는 '정리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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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집 정리 법 / 정리 기본은 버리기… 소유 기준 세워야 / 주방, 용도별로 모은 ‘세로 수납’ 효율적 / 냉장고 칸마다 내용물 달리하면 편리 / 옷장은 겉옷·바지 등 아이템별 걸어야

세계일보

단순하고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유행으로 비우고 정리하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텅 빈 거실에 소파만 덩그러니 놓인 사진과 함께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SNS 글도 넘쳐난다.

집을 정리하는 것으로 가벼워지는 것은 단순히 집만이 아니다. 책상 정리를 하면 공부가 잘되듯, 잘 정돈된 집은 그 자체로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게 하고 따뜻한 위로를 준다.

하지만 정리가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지도 않을 터. 대부분 사람의 집은 모델하우스처럼 정갈하고 아늑하지 않다. 버려야 할 물건들과 그렇지 않은 물건들이 뒤엉켜 쌓이고 방치된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비움을 실천하고 긍정적 에너지로 채우겠다고 다짐했다면 새해가 오기 전 집 정리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잘 버리고 정리하는 방법을 ‘한국정리수납협동조합’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정리의 기본 ‘버리기’

‘정리’란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어지럽게 흩어진 것을 바로잡아 정돈하며, 사용하기 편한 상태로 수납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버리기’이다. 이미 효용가치가 떨어졌지만 아까워서, 추억이 많아서, 언젠가 쓸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못버린 물건들이 집 곳곳에 쌓여 있다.

잘 버리려면 소유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역할이 끝난 물건, 방치된 물건은 버려야 한다. ‘3년 이상 입지 않은 옷’,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는 조리도구’ 등 기준을 세워두고 구분하면 ‘과감히’ 버릴 수 있다.

소유의 총량을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물건을 샀을 때 자신이 정한 총량 기준을 넘었다면 다른 하나를 버리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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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려 있는 조리도구 때문에 요리할 공간조차 없었던 부엌. 싱크대 상부장에 조리도구를 수납하고 꼭 필요한 기구들만 배치해 용도에 맞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공간별 정리수납

1. 주방

수납의 기본 규칙은 편리함이다. 주방은 주로 일하는 사람의 동선에 따라 효율적으로 수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냄비와 프라이팬을 같은 공간에 두지만 냄비는 개수대 하부장, 프라이팬은 가열대 주변에 두는 것이 편하다. 프라이팬은 겹치지 않게 세워서 보관해야 꺼내기 쉽다. 조미료는 가열대 하부장에 둔다. 조미료 용기에는 이름, 유통기한이나 개봉날짜를 적은 라벨을 붙이는 것이 편리하다.

사용 횟수가 많은 물건은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배치한다. 용도가 같은 물건끼리 한곳에 수납하는 것이 좋은데, 세로로 수납하는 것(편의점식)이 사용하기에 편하다. 상자나 공간을 구분해주는 수납도구들을 적극 활용해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번에 완벽하게 정리하려 하면 스트레스만 커진다. 작은 공간부터 여유를 갖고 천천히 정리하는 것을 권한다.

2. 냉장고

먼저 냉장고 공간을 나눈다. 냉장실과 냉동실은 각각 선반과 서랍, 문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냉장실 선반은 칸마다 반찬, 장아찌류, 김치류 등으로 용도를 구분해 수납한다. 한 칸 정도는 자율수납공간으로 남겨두고 씻은 야채나 과일, 바로 정리가 힘든 식재료 등을 보관할 때 쓰면 좋다. 서랍은 정리상자로 공간을 나눠 종류별로 수납한다. 야채는 세워서 보관하면 눌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꺼내기도 편리하다.

냉장실 문에는 주로 달걀을 보관하게 돼 있는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선반칸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소스류를 문 위에, 물과 우유를 문 가운데, 곡류를 페트병에 담아 문 아래 보관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냉동실 식재료는 한번 먹을 만큼 소분해 비닐팩에 담아 라벨을 붙여 정리해둔다. 떡이나 냉동식품, 육류, 해물 등으로 공간을 구분해 수납한다.

수납 기준은 3가지로 분류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육류, 야채, 생선으로 구분한 뒤 육류를 다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 구분하고, 소고기는 또 국거리, 구이, 볶음으로 용도를 구분할 수 있다.

수납을 마친 뒤에는 냉장고 밖에 칸마다 무엇이 수납돼 있는지 적어두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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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마구 포개어 쌓아놔 옷걸이를 걸 수 없었던 옷장. 수납함을 이용해 보기 좋고 옷을 꺼내 입기 쉬운 옷장으로 바뀌었다. 한국정리수납협동조합 제공


3. 옷장

옷은 겉옷, 셔츠, 바지 등 아이템별로 걸어두는데 옷걸이의 모양과 거는 방향을 통일해야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다. 옷장이 작다면 좁은 공간에 옷을 세로로 여러 벌 걸 수 있는 수납 도구들을 사용하면 좋다.

패딩처럼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옷은 주머니에 넣거나 끈으로 묶어 부피를 줄인다. 최근 유행하는 롱패딩은 아랫부분을 바지걸이로 집어 반 접어 걸면 옷걸이 아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서랍에는 옷을 가로로 쌓아둘 경우 아래에 위치한 옷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세로로 보이게 넣는다. 가장 위 칸에 지금 계절의 옷을 넣으면 된다. 양말과 속옷은 작은 칸으로 구분된 수납함을 사용하고 가방은 선반칸에 세워두거나 옷걸이에 걸어둔다.

방법을 알아도 실천은 쉽지 않다. 많은 부부는 살림들이 방치돼 가는 상황을 목격하면서도 사회생활과 육아에 치여 정리하지 못한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최근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리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한국정리수납협동조합은 최근 3년 새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단순한 정리와 수납뿐만 아니라 집안 정리를 통해 자녀교육, 가정건강, 노후설계 등 전반에 걸쳐 컨설팅을 해주는 ‘라이프오거나이저’를 표방한다. 정리는 사람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김민주(51) 이사장은 말한다.

“집에 각종 골동품을 쌓아 두고 꽉 막힌 에너지에 짓눌려 생기 없이 사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가 다녀간 뒤에는 ‘감동이다’, ‘나가서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고 말씀해요.다가오는 새해를 정말 새것처럼 맞이하고 싶다면 집안 정리를 해보세요. 생활의 균형을 찾아주고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정리에 있습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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