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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제2의 中 특수 누리는 굴삭기업계…혹한에도 식지 않는 굴삭기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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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슝안특구 지정에 광산 개발 붐까지 더해져 수요 증가

- 7년 주기 노후장비 교체 수요도 가세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중국 시장이 너무 좋습니다. 재고 확보가 관건입니다.”

계절이 혹한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중국에서 국내 굴삭기 업체들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땅이 얼어 작업이 불가한 겨울은 굴삭기 시장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서울 면적의 세배 규모에 달하는 슝안특구를 중국 정부가 지정한 데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광산 투자 마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통상 7~10년 가량인 굴삭기 교체 시기까지 겹치면서 일각에선 ‘굴삭기 사재기’라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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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기계 굴삭기 등 중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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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굴삭기 수는 1만2900대로 전년 동기대비 117.2%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굴삭기 수는 12만6297대로 전년 동기대비 99.2% 늘었다.

중국 시장 호황 덕에 국내 업체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들어 11월까지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 굴삭기 9815대를 팔았고, 현대건설기계는 373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31.4%와 99.0% 급증한 것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비수기인 4분기에도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중국 굴삭기 시장 월별 분석 통계에 따르면 매년 3월은 굴삭기 시장 극 성수기로, 한해 판매되는 굴삭기 3대 중 1대꼴로 3월에 팔린다. 이에 비해 10월 이후 4분기는 비수기로 간주된다. 그러나 올해는 11월 판매 시장이 전월(10월) 대비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내년 3월 극성수기를 겨냥한 투기 수요가 붙은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가수요가 비수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요인이 중국 굴삭기 시장 활황을 이끌고 있다. 우선 ‘슝안특구’ 지정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올해 수도 베이징에서 160㎞ 떨어진 슝안지역을 제3의 국가급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시진핑 신도시’로 명명되는 슝안특구의 개발예정 면적은 서울크기(605㎢)의 세배를 훌쩍 넘는 2000㎢에 이른다. 개발에 필요한 중장비 수는 천문학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 굴삭기업체 사니(Sany)와 글로벌 중장비업체 캐터필러(CAT)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활황세와 맞물린 원자재 가격 상승은 광산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광산 투자 비용 중 일부는 굴삭기 등 중장비 매입에 쓰인다. 돈이 흘러드는 시장이 굴삭기 시장이란 설명이다.

교체수요까지 겹쳤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판매된 굴삭기의 수명이 다해 교체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장비 교체 수요는 통상 7~10년 가량이다. 이 시기와 대단위 국책 개발 사업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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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등 중장비


대단위 토목 공사에 사용되는 40톤 이상 대형 장비시장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는 높은 시장점유율(8.7%)을 차지하고 있다. 판매단가 대비 수익성이 좋은 대형장비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쟁력이다. 내년 시장 전망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 활황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지난 11일 2018년 중국 굴삭기 시장 전망치를 기존 12만6000대에서 13만4000대로 6.3% 상향했다. 정 연구원은 “비수기인 겨울을 앞두고도 판매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수요가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이는 내년을 낙관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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