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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美 여성의원과 가시 돋친 설전…'여성 비하' 트윗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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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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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여성 상원의원 커스틴 길리브랜드(뉴저지)를 향해 성적인 비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트윗을 날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이번 논란을 '트럼프 대통령이 성적으로 도발적인 트윗을 보내 미끼를 물다'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한 트윗은 전날 그에게서 과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이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의 조사를 요구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이들 여성이 "트럼프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의 역사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러시아 내통 의혹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내가 알지도, 만난 적도 없는 여성들의 거짓 고발과 지어낸 이야기로 옮겨가고 있다.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앨 프랭컨(민주) 상원의원 사임으로 성추문 공방에서 부담을 털어낸 민주당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길리브랜드 의원의 결정적인 공격이 펼쳐졌습니다.

길리브랜드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이 여성들에 의하면 트럼프는 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매우 믿을 만한 비위행위, 범죄의 혐의를 갖고 있다. (트럼프는) 철저하게 조사받아야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길리브랜드는 "이 여성들의 증언을 들었다. 많은 것이 가슴을 찢어지게 한다. 신빙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길리브랜드가 자신의 사임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다 길리브랜드 의원을 '라이트웨이트'(경량급)라고 지칭했습니다.

라이트웨이트는 정치적으로 '가벼운 사람' 또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첨꾼이자, 얼마 전 내 사무실에 와서 선거 기부금을 구걸하던 사람(기부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그런 사람)이 지금 트럼프와 싸우겠다고 링에 올라와 있다"라고 썼습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을 향해 막말성 비난을 퍼부어댄 상대방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모닝조 공동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 이후로는 길리브랜드 의원이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길리브랜드가 2008년 뉴욕에서 처음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트럼프가 뉴욕의 큰 손 기부자였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룻거스대학 여성정치센터의 켈리 디트마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의 트윗은 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여성을 능력이 떨어지는 존재로 보거나 여성의 야심은 해롭다는 인식을 드러낸다"고 지적했습니다.

길리브랜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맞서 "성차별주의자의 중상모략"(sexist smear)이라고 다시 맞받아쳤습니다.

길리브랜드는 "대통령은 날 침묵시킬 수 없다. 이 이슈에 관해 절대로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제 대통령에게 맞서 저항한 여성들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하와이)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혐오증 환자이자 강박적인 거짓말쟁이, 성적 약탈자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길리브랜드 의원을 엄호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길리브랜드 의원의 사임 요구에 과민하게 반응한 데 대해 그녀를 2020년 차기 대선의 민주당 예비주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달리 여성의원의 공격에 민감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남성인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한 적이 있지만 트럼프 측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애리 프라이셔는 "역사적으로 많은 의원들은 현직 대통령을 겨냥해 선을 넘는 공격을 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초연하려고 하고 같은 방식으로 반격하진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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