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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세월호’ 핵심 공무원들 줄줄이 해외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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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수부 상황 책임자 싱가포르 근무, 인양 담당 서기관은 ‘대기’

특조위 2기 조사 차질 우려…해수부 “일부 특조위 활동 방해 확인”

세월호 선체인양 과정의 현장 실무책임자였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해외 근무를 위해 면접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상황보고 총괄 책임자였던 다른 공무원은 이미 해외에 파견돼 근무 중이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2기가 출범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중요 조사 대상자들이 줄줄이 해외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경향신문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해수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세월호 인양추진단 선체인양과장이었던 ㄱ서기관은 지난달 22일부터 무보직 상태다. 그는 인사혁신처 주관 국제기구고용휴직 후보자 선발에 지난 7월 응모했으며 파견 국제기구인 아·태경제사회이사회(UNESCAP) 면접을 앞두고 있다.

ㄱ서기관은 2015년 5월부터 세월호 선체인양 태스크포스와 인양추진단에 몸담으며 인양작업에 깊숙이 관여했다. 4·16가족협의회 등은 지난 10월 ‘4·16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 방해세력 명단’을 공개하면서 ㄱ서기관이 “세월호 인양 지연, 선체 훼손, 미수습자 유실 방지망 부실조치 등으로 인양을 방해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조위에서 활동했던 한 조사관은 “ㄱ서기관은 현장에서 모든 실무를 총괄했다. 필수적으로 조사해야 할 핵심 참고인이지만 조사 과정에 따라 피조사자가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른 특조위 전 조사관도 “해수부 공무원들은 특조위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 상당수 거부했고 일부는 부실 자료를 제출했다”며 “ㄱ서기관은 인양 과정 일선에 있던 실무책임자인데 해외 파견을 보내면 향후 조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수부 항해지원과 소속으로 상황보고 총괄 담당자였던 ㄴ서기관은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해적퇴치협정정보공유센터(ReCAAP)에 파견 근무 중이다. ㄴ서기관은 감사원의 세월호 참사 감사에서 한국선급에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2015년 1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ㄱ서기관은 본인이 해외 파견을 지원한 것이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고, ㄴ서기관은 징계일로부터 1년6개월이 지나 해외 파견이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각 부처들이 사실상 파견 공무원을 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해외 파견을 해수부가 방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비판이 나온다. 특히 국제기구 파견 공무원은 소속된 국제기구가 허가를 해줘야 귀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월호 특조위 2기가 출범하더라도 조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편 해수부는 12일 해수부 공무원들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을 축소하는 등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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