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핫코너] 금연 치료 온 당신도… '선물 먹튀'인가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건보 '공짜 프로그램' 이수하면 혈압계 등 나눠주자 얌체들 몰려

받은 선물, 중고 사이트서 팔기도

금연할 의지가 없으면서 병원에서 금연 치료를 받는 이들이 있다. 선물을 노리는 '얌체족'들이다. 의사와 간단히 상담한 뒤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기념으로 체중계와 전동칫솔 또는 혈압계를 선물로 받는다. 이 선물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 팔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 2월부터 '금연 치료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공짜로 금연 치료를 받으며 선물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금연 치료를 희망하는 이들은 지정된 병원 의사 상담 및 금연 보조제 구입비용 등을 건보공단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총 6회 내원 중 1, 2회차 진료비는 20%만 본인이 부담하고, 3~6회차에는 공단이 전액 부담한다. 본인 부담금도 의사와 6회 상담 또는 56일 약물 투약 조건을 충족하면 전액 환급받으며, 건강관리 물품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35만8715명, 올해 11월까지 38만1188명이 신청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물은 체중계에 더해 전동칫솔과 가정용 혈압계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으며, 시중가 20만원 상당이다. 건보공단은 10만원 정도에 이를 납품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연 치료를 이수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10만6454명, 올해 11월까지 6만5341명이다. 지난해 약 100억원어치 선물이 지급됐고, 올해는 약 60억원 상당의 선물이 나간 셈이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해당 전동칫솔과 혈압계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판매자들은 '건보공단에서 받았고,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다'고 올린다.

현재 금연 치료는 자가 보고 및 상담 방식으로 이뤄진다. 얌체족들은 의사에게 '금연 시도 중'이라고 거짓으로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담배를 계속 피우고 있다'고 의사에게 보고해도 보통 특별한 제재 없이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다고 한다. 공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금연 의사와 성공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상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