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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황병서 당 쫓겨나고, 김원홍은 수용소로 … 최용해가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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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 4년 … 또 피의 숙청인가

소식통 “황·김 인사비리… 거세됐다”

김정은과 백두산행 최에 권력 쏠려

북, 군수대회서 “핵무력 질량적 강화”

미사일 총책 이병철 안 보여 해임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11일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앞줄 왼쪽)과 전일호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이 허리를 숙이고 김정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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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 권력 핵심에서 밀려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철직(‘해임’의 북한식 표현) 조치에 이어 노동당에서 출당(黜黨)당하는 등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가보위성 책임자 출신인 김원홍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12일 “두 사람에 대한 징계가 당초 예상보다 매우 심중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권력 복귀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정보위에 “황병서와 김원홍 등 총정치국 장교들이 처벌받았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수위에 대해선 “파악 중”이라고만 했다.

소식통은 “황병서와 김원홍은 앞서 최용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지휘한 총정치국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서 ‘규율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를 보고받은 김정은이 일벌백계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숙청에 가까운 조치를 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비위 혐의에 대해 소식통은 “돈을 받고 인사를 단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황병서(左), 김원홍(右)


황병서와 김원홍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 강도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남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숙청 바람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북한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를 담당하는 최고 실세였던 황병서에 이어 국가보위상을 지내며 공안통치의 핵심이던 김원홍까지 동반 몰락하면서 힘이 다시 ‘빨치산’ 후손(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최용해에게 쏠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된 최용해가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담당하는 조직지도부 61과를 총동원해 황병서·김원홍과 그 계파의 비리를 캐내 거세해 버렸다”고 말했다.

12일로 4주년을 맞은 장성택 처형 사태에 버금가는 피비린내 나는 숙청이 재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정은이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제거할 당시에도 북한은 11월 중순 장성택과 이용하 제1부부장 등 노동당 행정부 간부들을 전격 체포한 뒤 출당 조치를 거쳤다. 북한에서 노동당 출당은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장성택은 국가보위성 재판을 통해 12월 12일 사형 판결을 받았고, 같은 날 전격 처형됐다.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을 보름 앞두고 백두산이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을 방문했다. 당시 김정은을 수행한 이른바 ‘삼지연 8인그룹’은 이후 승승장구했다. 당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당시 직책)은 핵심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9일 보도에서 김정은이 삼지연군을 방문해 백두산에도 올랐다며 관련 사진을 실었다. 이번에는 2013년 백두산 방문 때 동행하지 않았던 최용해 조직지도부장이 수행하고 있다. 이번 등정을 두고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제재 대응전략을 짜려는 데 주안점이 두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권력 공고화를 위한 본보기식 숙청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주기적 숙청을 통해 통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정보 관계자는 “장성택과 행정부 간부 등으로부터 몰수한 재산이 4억 달러(약 4369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를 북측 인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최용해의 경우도 한때 숙청 위기에 처했지만 6억 달러의 재산을 헌납하고 면책받았다는 것이다.

◆북한, 군수공업대회 첫 공개=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직후 “핵무력 완성”을 주장했던 북한이 “핵무력을 질량(質量)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태종수 당 부위원장은 11일 군수공업대회에서 “오늘의 대성공을 더 큰 승리를 위한 도약대로 삼고 계속 박차를 가하여 국가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12일 북한 언론들이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대회가 여덟 번째라고 밝혔지만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을 비롯해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미사일 총책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은 빠졌다. 이들은 화성-15형 발사 현장 때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보 당국은 이들이 최근 해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정용수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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