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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이는 처갓집에 맡기고 용돈은 시댁 더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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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대한민국 사회상

매일경제

아이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처가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전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모든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용돈은 시가(媤家)에 더 많이 주고 있다. 또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10명 중 3명 이상은 1년 가운데 2주 이상 극심한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중독 증상은 중·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에게서 더 많았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동향'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맞벌이 부부가 처가로부터 자녀 돌봐주기, 집안일, 청소 등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19%로 남편 부모(7.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10년 새 처가 도움은 2%포인트 늘었고, 시가 지원은 6.1%포인트 감소했다. 수시로 이뤄지는 '지원 요청' 탓에 아내 부모에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연락하는 비율(76.9%)이 남편 부모에게 연락하는 비율(71.8%)을 넘어섰다.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도 시가보다 2배 더 많이 각종 도움을 받을 정도로 처가에 대한 의존도는 높았다. 김경용 통계개발원 통계분석실장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가사노동·자녀 양육 등에서 처가 부모의 도움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는 곳과 용돈 문제 등은 여전히 남편 부모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시가가 있는 경우가 13.7%였던 반면, 처가가 있는 부부는 9.1%에 불과했다. 10년 전보다 격차가 절반 이상 줄긴 했지만, 양가 부모에 대한 자녀의 경제적 지원은 여전히 시가(30.6%)가 처가(24.9%)보다 높았다.

초등생 게임 중독 중고생보다 심각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여고생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염려되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기준 고2 여학생의 33.9%가 우울감을 경험했다. 최근 1년 사이 2주간 하루도 안 빼고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경우를 우울감으로 정의했다. 이 영향은 낮은 수면율로 이어졌다. '최근 일주일간 잠을 잔 시간이 피로 회복에 충분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고2 여학생은 13.7%에 불과했다. 고2 남학생은 24.8%로 상대적으로 잠을 잘 자는 편이었다. 일주일 동안 하루 3회 이상 채소반찬(김치 제외)을 먹은 고2 여학생 비율이 11%로 매우 낮았고, 비만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모바일게임에 몰입하는 초등학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의 91.1%가 온라인·모바일·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었으며, '게임 중독' 수준인 과몰입군은 초등학생 비율이 중·고등학생보다 높았다. 특히 이른 나이인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시작하면 중학생 때 과몰입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초등학생은 대부분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반면, 고등학생은 온라인게임을 선호했다.

청년 '시간이 없다' 노년 '돈이 없다'

한국인은 젊을수록 여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대신,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여가를 못 즐긴다고 인식했다. 15~24세 청년 전기 세대의 62.9%, 25~39세 청년 후기 세대의 60.1%가 '시간 부족'을 여가 불만족의 이유로 꼽았다. 반면 65~74세 노년 전기 세대의 45.4%, 75세 이상 노년 후기 세대의 36.8%가 '경제적 부담'을 여가의 장애물이라고 답했다. 여가 지출액은 청년 후기 세대(25~39세)가 월 1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년 전기(40~54세) 15만원, 중년 후기(55~64세) 14만원, 노년 전기(65~74세) 10만원, 노년 후기(75세 이상) 7만원이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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