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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끝없는 연습과 관찰이 세계적 크리에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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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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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3'에서 주인공을 천하무적으로 만들어주는 슈트는 처음에 종이에 그려진 그림에 불과했다.

미국 할리우드 특수효과 스튜디오 '레거시 이펙트' 수석 아티스트 송원일 씨(38)는 이 슈트를 실제 배우가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화 '퍼시픽 림' '어벤져스' '로보캅' '엑스맨' '캡틴 아메리카' 슈트뿐만 아니라 영화 '쥬라기 월드' 공룡도 그의 손을 거쳤다. 송씨는 "나는 그림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라며 "3D프린터로 입체적인 슈트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아이언맨3' 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가 제시한 평면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면 배우가 슈트를 입기 힘들다. 배우들의 전신을 3D 스캐닝해 체형에 맞게 디자인을 수정해야 한다. 그는 "도안에 그려진 아이언맨 핼멧을 그대로 제작하면 귀가 없어야 들어갈 정도로 입구가 작아 쓸 수 없었다. 뒤통수를 따로 분리시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언맨 눈에서 불이 켜지려면 발광다이오드(LED) 전선을 배치하고 배터리 저장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특수효과(SFX)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는 "쥬라기 월드의 공룡 눈가가 떨리면서 눈물이 나오는 것도 CG가 아니다. 영화 세트장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든 SFX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들어진 아이언맨 슈트 무게는 20~30kg. 더운 날에는 슈트 내부에 미니 선풍기를 장착하고 쿨팩을 넣어준다.

유년 시절 영화 '스타워즈'를 보며 특수효과에 관심을 가진 송씨는 서울미술고등학교, 미국 컬럼비아 컬리지 시카고 애니메이션 학사, 샌프란시스코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 시각특수효과(VFX)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2011년 이 스튜디오에 입사했다. 캘리포니아 산페르난도에 위치한 이 회사는 1972년 쥬라기 공원의 스탠 윈스턴 감독이 설립한 스탠 윈스턴 스튜디오 출신 기술자·디자이너들이 2008년 설립한 특수효과 전문 스튜디오. 전문가 30여 명이 일하고 있으며 대형 프로젝트에는 100~200여 명이 투입된다.

송씨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할리우드 SFX의 세계를 들려주기 위해 서울에 왔다. 14일 오후 2시 서울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콘텐츠 인사이트' 강연 무대에 선다. 1979년 시작된 '에일리언' 시리즈, 1981년 출발한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등으로 이어진 미국 SFX 영화 역사와 현주소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세계적인 '라이브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작가(42)도 '대중을 사로잡는 힘, 드로잉'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지난 10일 청와대 사랑채 2층 로비에서 붓펜을 들고 7시간 동안 빠른 속도로 문재인정부 214일간의 상징적인 장면을 그려 화제가 됐다. 밑그림 없이 즉석에서 스토리 만화를 그려내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스에서 찍은 라이브 드로잉 영상이 유튜브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그가 그림 그리는 모습만으로 구성한 SK이노베이션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만 478만건을 넘겼다. 미국에서 출판되는 마블스튜디오 만화 '어벤져스' 홍보 그림, 만화 '슈퍼맨' '원더맨' 시리즈 표지, 영화 '공각기동대' 홍보 영상도 그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SF소설 '제3인류' 그림 작업에 참여했으며, 그의 원화는 2015년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1200만원에 낙찰됐다.

김 작가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관객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 반응이 좋다"며 "1년 중 절반은 해외 코믹콘 행사와 전시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여섯 살 때부터 만화가를 꿈꾼 그는 타고난 재능에 끊임없는 관찰과 연습을 통해 독보적인 드로잉 기술을 갖게 됐다. 콘텐츠 인사이트는 콘텐츠 분야 사업 성공 비결을 공유하는 토크쇼. 2014년 3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프로듀서 피터 델 베초 강연으로 시작해 영화 '배트맨' 시리즈 제작총괄 마이클 유슬란(2015년 7월),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2015년 10월) 등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방송작가 김은희·김은숙(9월 6일), 미국 마케팅 대가 필립 코틀러와 조용민 구글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부장(12월 6일) 등이 거쳐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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