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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넷의 아버지들 "FCC, 인터넷도 모르면서 망중립성의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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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애플컴퓨터의 창업자 중 하나인 스티브 워즈니악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FCC는 인터넷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망중립성을 폐지하려 한다."

컴퓨터 언어 TCP/IP의 공동 설계자 중 하나로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겸 최고인터넷전도사(Chief Internet Evangelist)와 월드와이드웹(WWW) 창안자인 팀 버너스 리, 애플의 창립자 중 하나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 20여명의 미 IT업계 원로들은 12일(현지시간) 망중립성을 폐지하려는 FCC의 계획에 대해 이같이 질타했다.

이들은 텀블러에 '개척자를 위한 망중립성(pioneersfornetneutrality)'이라는 주소에 성명을 게재하고 "FCC의 망중립성 폐지 제안은 인터넷 기술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200여명이 넘는 인터넷 전문가들이 43페이지 분량의 의견 제시를 통해 FCC의 무지함을 지적했지만 FCC는 바뀐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FCC가 인터넷 망 사업자(ISPs)와 엣지 프로바이더(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제공업자)간의 차이점에 대해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으며, 파이어월(firewalls)의 기능에 대해서도 "놀라울 정도로 기술적 지식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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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짓 파이 미국 FCC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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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원로들은 FCC가 망중립성을 폐기 제안이 "소비자들의 권익 보장이나 자유 시장, 온라인 혁신 등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이 FCC의 오랜 감독권을 제거하게 될 것"이라며 불합리한 차별이나 관행을 감독할 권한도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15년간 FCC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출신 의장들이 거쳐 갔다. 이들은 정당과 상관 없이 통신 사업자, 케이블 사업자, 위성 사업자 등 인터넷 접속 제공자(Internet Access Provider)들이 개방된 인터넷 시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위협에 대해 이해하고 감독해왔다.

원로들은 "FCC는 2300만명에 달하는 일반인 온라인 코멘트도 이미 무시한 바 있다"며 "FCC는 망중립성 폐지와 관련한 단 한번의 공청회도 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FCC는 온라인 의견 수렴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표결을 강행하고 있다"며 "FCC를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달초 제시카 로젠 윌슨 FCC 위원과 슈나이더맨 뉴욕 검찰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적어도 100만개 이상의 가짜 의견이 망 중립성 폐지와 관련한 의견 수렴시에 포함됐다"며 FCC의 표결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FCC는 오는 14일 전체회의를 통해 망 중립성 폐지를 담은 최종안에 대한 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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