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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올해를 끝으로…체어맨·아슬란에게 가혹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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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아슬란’ 제공 | 현대차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달이 차면 기울고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판매가 부진한 모델은 단종된다. 쌍용자동차의 ‘체어맨’과 현대자동차의 ‘아슬란’이 판매 부진이라는 덫에 걸린 끝에 결국 단종이라는 운명에 맞는다.

쌍용차는 올해까지만 체어맨을 생산하기로 했다. 올해 생산 물량은 내년 1분기 안으로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체어맨의 단종은 쌍용차가 단기적으로 SUV 모델로 집중하기로 하면서 내려진 결정이다. 일반 SUV 모델 대비 투자비 등이 높은 대형 세단 모델 개발에는 현재로서는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체어맨은 쌍용차 평택공장 2라인에서 생산된다. 이 라인에서는 ‘코란도 투리스모’와 ‘티볼리’ 일부가 생산된다. 쌍용차는 체어맨 단종으로 남는 생산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

한때 대형 세단의 한 축을 담당했던 체어맨은 최근 극도의 판매 부진을 겪었다. 지난 1997년 쌍용차가 메르세데스 벤츠 기술을 도입해 만든 대형 세단인 체어맨은 2000년대 말까지 연간 1만대를 웃도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판매 실적은 명성에 비해 초라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체어맨의 판매량은 517대에 불과했다. 이러한 실적은 전년 대비 40% 가깝게 줄어든 것이다.

체어맨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볼 수 없을까. 이에 대해 쌍용차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단종되는 것은 맞지만 중장기적으로 체어맨이라는 브랜드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란도가 그러했듯 체어맨도 모델의 성격을 달리해 부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 역시 아슬란의 생산을 올해를 끝으로 중단한다. 짧은 생이다. 아슬란은 2014년 10월 출시됐다. 출시 3년 2개월 만에 시장에서 사라진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하면서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로 올라선 아슬란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퇴출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슬란은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와 기업 임원 등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이다. 하지만 출시와 함께 아슬란의 애매한 위치 때문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해 판매량은 11월까지 전년 대비 75%가량 줄어든 438대에 불과하다.

아슬란이 단종되면서 플래그십의 자리는 ‘그랜저’가 물려받는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플래그십 모델이 모델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브랜드가 된다. 특히 그랜저는 신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한층 젊은 이미지를 강조한 탓에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명칭이 부자연스럽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그랜저는 롱바디 모델 출시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기존 아슬란 고객이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멤버십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하고, 정비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최소 8년 이상 부품도 공급한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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