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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예루살렘 선언' 이후 美서 첫 테러…트럼프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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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용의자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에 화났다"

방글라 출신 용의자, IS추종…"무슬림 희생 보복"

뉴스1

11일(현지시간) 폭탄 테러 시도가 있었던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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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을 뒤흔든 폭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이후 처음으로 나온 대미 테러 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폭탄 발표를 통해 전 세계 무슬림을 분노케 했다.

미 사법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0분쯤 뉴욕 맨해튼 42번가 8번 대로에서 폭발을 일으킨 용의자는 방글라데시 태생 아카예드 울라(27)다.

폭발물이 부분적으로만 터져 현장 체포된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초동 조사 결과 범행 동기는 예루살렘 선언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체포 이후 최근 있었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급습'에 화가 났다는 말을 했다고 CNN이 복수의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포스트(NYP)에 따르면 울라는 체포 이후 병원 침상에서 "그들은 (나의 사람들을) 폭격했다. 나는 바로 여기에서 이를 되갚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신문은 이것이 "가자지구·시리아·이라크에서 무슬림에 대해 벌어진 수십년간의 폭력에 대한 보복"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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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지지자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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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지역이다. 하마스는 이곳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수차례 로켓탄을 발사했으며, 이스라엘은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습에 나섰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이 다수 숨졌고 두 세력 간 무력 충돌은 이날도 진행 중이다. 울라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무슬림 희생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추정된다.

IS 등 급진 이슬람 추종자는 같은 무슬림들이 타 종교 진영에 의해 희생되는 것을 민감하게 여긴다.

따라서 최근까지 '시리아와 이라크의 형제들이 흘린 피' 등을 언급하며 서방에 대한 테러를 정당화한 것이 이들 급진 세력이다. 그런데 이번 용의자의 경우 여기에 '가자지구'가 추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따른 사태가 테러 동기로 작용한 것이다.

CNN은 울라가 가자지구를 언급하며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는지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따른 광범위한 항의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주목했다.

또 친(親) IS 매체인 '마크디시 미디어'도 이번 테러 시도를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따른 대응으로 묘사했다고 국제테러감시단체 시테(SITE)가 밝혔다.

이날 발생한 폭발로 인해 용의자를 포함한 4명이 다쳤다. 이는 용의자가 몸에 두른 파이프 폭탄이 부분 폭발했기 때문으로, 자칫 더 큰 참사가 있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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