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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해외직구’ 왜 더 저렴한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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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역·시장 규모에 따라 같은 제품도 수십만원 차이

현지 특화 제품은 수리에 골치…국내서도 파는 제품은 1년 AS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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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씨(33)는 지난달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통해 LG전자의 55인치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혼수로 장만했다. 아마존에서 1696.99달러, 한국 돈으로 185만3200원가량이었다. 여기에 관세 등을 합쳐도 모두 210만원가량에 최신 TV 제품을 직접 주문해 샀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최저 가격이 270만원대다. 김씨는 “직구가 대중화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훨씬 싸게 살 수 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2010년 이후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하고 해외직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전 세계 가격을 비교, 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판매 가격이 한국보다 싸게 책정되는 데다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등 대폭 할인 행사까지 겹치면서 해외직구를 이용해 미국에서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렇다면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싼 이유는 뭘까. 인건비가 싼 해외 생산기지에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경쟁이 치열한 최대 규모 시장이어서 가격이 국내보다 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조사들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역차별이란 불만은 가시지 않는다.

11일 전자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같은 제품 모델인데도 한국과 미국 시장의 가격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 원가 차이다. 삼성·LG의 내수용 제품은 모두 국내 사업장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팔리는 제품은 대부분 인건비가 싼 멕시코에서 만들어진다. 즉 동일한 제품이라도 ‘Made in Korea’와 ‘Made in Mexico’의 차이가 있다. 직구족 인기 품목인 삼성·LG 제품 외에도 영국 다이슨 청소기나 중국 샤오미 제품도 미국 판매가가 국내보다 훨씬 싸다. 이날 미국 아마존 판매가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보다 LG 65인치 TV는 70만원가량, 삼성 65인치 TV는 42만원가량, 다이슨 무선청소기는 28만원가량 싸다.

특히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 지역 직구 가격은 국내 가격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유독 미국 판매가가 싼 이유는 시장 특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TV의 경우 미국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약 20배 크다. 판매량이 국내보다 많기 때문에 고정비 자체가 저렴해진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4분기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라며 “재고를 떨어내기 위한 블랙프라이데이 등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국내보다 내려간다”고 말했다.

직구를 하더라도 국내에도 팔리는 동일 모델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직구 제품은 종종 애프터서비스(A/S)가 골칫거리가 된다. 다른 모델이라면 부품이 고장났을 경우 수리가 어렵거나 오래 기다려야 한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조금 싸다고 현지 특화 상품을 사는 것보다는 장기간 사용을 고려해 국내에도 팔리는 모델을 고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삼성과 LG 등은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쇼핑몰에서 직구로 산 제품이라도 미국 기준으로 애프터서비스를 해준다. 미국 판매 TV 패널의 보증기간은 1년인데 직구로 사더라도 1년은 국내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결제 후 연락두절 문제나 환급 등에 대비해 카드 결제일(전표 접수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미 승인된 거래를 취소할 수 있는 ‘차지백 서비스’를 신용카드사에 신청할 수 있는 것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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