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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승패는 갈렸으나, 한국도 북한도 만족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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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인공기를 내건 500여 북한 응원단 속에서 남북대결을 펼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지바=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8개월 만의 여자축구 남·북대결은 북한의 승리로 끝났으나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1일 일본 지바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2차전 북한과의 대결에서 전반 18분 상대 공격수 김윤미에 내준 헤딩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해 0-1로 졌다. 이날 경기는 지난 4월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 남·북전 뒤 처음으로 열린 경기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북한은 홈에서 5만명을 불러놓고 경기했으나 한국과 1-1로 비겼다. 결국 골득실에서 뒤져 한 장 뿐인 본선 티켓은 한국의 몫이 됐다. 김광민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4월 경기를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번엔 이길 것으로 믿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결국 승리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인 북한의 한 골 차 승리로 끝났다.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던 북한 미드필더 리향심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지난 8일 중국과 1차전 멀티골 주인공 김윤미가 방향 바꾸는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볼은 데굴데굴 구르더니 골대를 맞고 한국 골망을 출렁였다. 김 감독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첫 골을 만끽했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에이스 지소연이 A매치데이에 열리는 경기가 아닌 관계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한국은 그의 대안인 이민아와 대표팀 샛별 한채린 등을 중심으로 북한을 공략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단 하나의 슛에 그쳤다. 한국은 2연패를 기록, 2005년 이후 12년 만의 이 대회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북한은 2연승을 챙기며 오는 15일 일본전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패한 윤 감독이나 승리한 김 감독이나 모두 아쉬움을 전했다. 윤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준비했던 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아쉽지만 북한의 체력과 스피드에 고전했다. 세컨드 볼도 따내지 못했다”고 사실상 완패였음을 시인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 자체가 4월 경기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체로 뼈저린 체험이 있었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으로 경기장에 나섰다”며 평양 맞대결의 아픔을 또 얘기한 뒤 “한 골에 성이 차지 않은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선 응원전도 시선을 모았다. 북한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친북 재일교포와 그들이 운영하는 각급 조선학교 학생 등 500여명이 몰려 북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반면 “대~한민국”을 외친 한국인들은 10명도 되지 않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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